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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제사상에 붕어"…한강 어부가 말하는 고기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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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한강 수로와 어로문화' 보고서 발간

연합뉴스

자망 그물 보여주는 김재호 씨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제사상에 조기 같은 건 못 올리지. 비싸서. 구하기도 어렵고. 바다생선은 염장을 하기 때문에 그땐 귀했죠. 그래서 우리는 제사상에 붕어 올리고 그랬어. 그게 많이 잡히니까."

충북 제천 남한강변 마을에서 태어난 어부 김재호(67) 씨는 초등학생 시절 아버지가 제사상에 조기 대신 붕어를 올렸다고 회고했다. 흔히 붕어나 잉어처럼 비늘이 붙은 생선은 제사상에 놓지 않는다고 하나, 김씨 고향은 사정이 달랐다.

김씨는 한강에서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잇는다. 그는 수확량이 적은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를 제외하면 한 번에 자망(刺網) 그물 50채를 들고 고기잡이를 나선다.

물고기가 나는 시기뿐만 아니라 물고기 크기도 중시하는 그는 "함부로 막 잡으면 아무리 강에다 물고기를 쏟아부어도 안 된다"며 "우리는 (고기잡이) 단속도 하고 좀 더 엄격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김재호 씨처럼 한강을 무대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삶과 수로문화를 조사하고 그 성과를 요약한 보고서 '한강 수로와 어로문화'를 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강원도에서 발원한 북한강과 남한강은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에서 합수한 뒤 서쪽을 향해 흐르다 서해로 들어간다. 철도가 개통하기 전까지 한강 수로에는 하루에 배 수십 척이 오갔다고 전한다.

조사팀은 보고서에서 댐과 교량이 설치되기 전에 선조들이 이용한 나루와 포구를 기록하고, 운송용과 어로용으로 나눠 한강을 운항한 배를 설명했다.

또 조선시대 후기 서유구(1764∼1845)가 기술한 어류 서적인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와 '전어지'(佃漁志) 등 문헌을 바탕으로 전통 어로문화를 소개하고, 활동 중인 어부를 만나 내수면어업 실상을 분석했다.

팔당댐이 완공된 1973년까지 전통선박을 제작한 장인, 강원도 영월에서 서울까지 뗏목으로 이동한 떼몰이꾼, 견지낚시를 하는 낚시꾼이 전하는 생생한 이야기도 담았다.

한강에서 펼쳐진 집단 의례인 기우제와 풍어를 기원하며 치른 별신제에 관한 내용도 수록했다.

우리나라 주요 수로문화를 조사 중인 박물관은 올해 금강 수로문화와 강경 젓갈을 살피고, 2020년과 2021년에는 낙동강과 영산강을 조사한다.

연합뉴스

[국립민속박물관 제공]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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