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펀드 돋보기 / '흥국로우볼전략증권자투자신탁' ◆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증시도 미·중 무역분쟁,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변수에 따라 '박스피' 내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투자자들 마음을 수시로 내려앉게 하는 시장 변덕에서 자산을 방어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할 때라는 주장이 힘을 받는 시점이다.

로볼 전략은 이 같은 상황에서 주목도가 높아진다. 로볼은 '낮은 변동성(Low Volatility)'을 줄인 말로, 변동성이 낮은 종목에 투자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상승 모멘텀 없이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는 로볼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한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부터 여러 대내외 변수로 변동성지수(VIX)가 상승하는 추세인데, 이 같은 국면에서는 저점 매수, 고점 매각을 통한 '한 방' 수익을 노리기보다 저변동성 종목을 타고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풍파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종목은 무엇일까. 통상 금융주·통신주 등이 저변동성 종목으로 거론되지만 개별 종목 변동성을 하나하나 따져 투자하기 번거롭다면 로볼 전략을 차용한 펀드에 자금을 묻어두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 지난해 코스피가 하락세를 탈 때 이례적으로 은행주·카드주·통신주까지 흔들리면서 이들을 주로 담은 로볼 펀드들도 쓴맛을 보기는 했다. 하지만 이들 종목의 탄탄한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낙폭이 지나쳤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만큼 올해 로볼 펀드들이 서서히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지난해 말부터 로볼 펀드 수익률은 플러스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 설정된 로볼 펀드 가운데 최근 들어 반등세가 돋보이는 상품은 흥국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흥국로우볼전략증권자투자신탁이다. 최근 한 달 새 2.03% 수익을 내며 지난 1년간 하락분(-10.2%)을 가장 빠르게 만회하고 있다.


이 펀드는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산출하는 'S&P 코리아 로우볼 지수'를 토대로 국내 주식을 편입하는 인덱스 펀드다. 코스피 종목 중 과거 1년간 변동성이 가장 낮았던 50개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특정 종목과 업종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개별 종목과 업종별 최대 비중을 각각 3%와 30%로 제한했다. 흥국로우볼전략증권자펀드는 'S&P 코리아 로우볼 지수'를 따르는 '흥국S&P 코리아 로우볼ETF'를 전체 자산 중 18%가량 편입하고, 나머지는 지수에 포함된 주식을 지수 내 비중대로 편입했다. 현재 KT, 삼성화재, 삼성카드, KT&G, 동서, 한국전력, JB금융지주, 신한지주 등을 담고 있다. 포트폴리오 재조정은 1년에 두 번(4·10월) 이뤄진다.

저변동성 전략은 투자자들이 대체적으로 가격 변화 폭이 작은 '재미없는' 주식보다 호재를 타고 급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주식을 선호하는 심리를 갖고 있다는 데 착안한다. 이 같은 투자심리가 투자행위로 이어지면서 변동성이 큰 종목이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로볼 전략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기 쉬운 상황에 놓여 있는 저변동 종목을 담아 가격 거품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장기 수익을 가져간다는 구상이다. 기본적으로 시장 흐름을 따라가는 만큼 외부 악재에 대해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다만 시장 쇼크로 인한 충격이 작아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꾸준히 쌓아 가기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흥국자산운용 관계자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그간 소외됐던 로볼 종목들의 가격 메리트가 발생한 상황이므로 로볼 투자 적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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