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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위원장 물러나라” 최저임금위 첫 회의부터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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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내 결정구조 최종안 마련 불투명

동아일보

위원장 악수 뿌리치는 택시업계 대표 류장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왼쪽 서 있는 사람)이 18일 서울 종로구 S타워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1차 전원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사용자위원인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오른쪽 앉은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왼쪽 사진). 류 위원장은 박 회장에게 악수를 청했으나 거부당했다. 박 회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문제 삼아 류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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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안을 논의하기 위해 올해 처음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노동계와 경영계의 격한 공방 속에 파행을 빚었다. 이달 말까지 결정구조 개편에 대한 최종안을 마련한 뒤 2월 국회에서 관련법을 통과시켜 내년도 최저임금부터 ‘속도 조절’에 들어가겠다는 정부 구상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과 고시가 늦어질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최저임금위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타워에서 2019년도 1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근로자위원들의 요구로 소집됐다.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구조를 이원화하는 방안을 7일 발표하자, 노동계는 “정부가 아닌 최저임금위가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공방의 포문은 경영계가 열었다. 사용자위원인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은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이런 사태가 일어났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은 누구보다 책임을 통감해야 함에도 한마디 사과가 없다”며 “더 말하면 욕이 나올 것 같아 삼가겠다. 위원장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회장은 회의 전 류 위원장의 악수를 거부하기도 했다. 박 회장의 발언에 근로자위원들이 강하게 항의하면서 양측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근로자위원인 이성경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정부가 개편안을 발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노동계와 최저임금위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다. 최저임금위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사용자위원인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은 “결정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에 정부가 개편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류 위원장은 “노사와 공익위원이 끝장토론을 해서라도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했으나 결정구조 개편안을 두고 노사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채 이날 회의는 끝났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최저임금위가 의견을 내준다면 최종안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저임금위는 향후 회의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 고용부는 최저임금위 논의와 상관없이 △인터넷 대국민 설문조사 △24일 국민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말까지 최종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하지만 올해 네 차례 총파업을 예고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밀어붙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 야당은 “최저임금 결정 체계를 이원화해도 정부 영향력이 줄어들지 않는다”며 정부안에 반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18일 김주영 위원장 등 한국노총 지도부를 초청해 정책간담회를 열어 여권에 맞서 야당과 한국노총이 공동전선을 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고용부는 최악의 경우 최저임금 결정과 고시를 아예 늦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은 매년 늦어도 7월 중순까지 결정해 8월 5일 고시해야 한다. 최저임금 결정과 고시를 늦춰서라도 새 결정 체계를 만들어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셈이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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