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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인천 개항장에 터 잡은 한국근대문학관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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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소개하는 책 시리즈 '문화의 길 총서' 16권째 출판

연합뉴스

한국근대문학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1930년대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창고 4채를 개조해 만든 한국근대문학관은 인천 중구 해안동에 있다.

인근에 차이나타운·개항박물관·아트플랫폼·한중문화관·근대건축전시관 등이 들어서 있는 과거 개항장으로도 불리던 곳이다.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이 문학관은 2013년 9월 문을 열었다.

당시까지 국내에 이미 60여 개의 문학관이 있었지만, 문인 1명의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특정 유파의 문인 작품만이 아닌 한 시대를 소개하는 종합 문학관이 지어진 건 처음이었다.

이 문학관은 1880년대 개항기부터 1950년 6·25전쟁 이전까지의 근대 문학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이광수·최남선·김소월 등 국내 근대 문학을 이끈 유명 작가의 작품과 자료를 시기별로 소개한다.

유길준의 서유견문(1895년), 안국선의 금수회의록(1908년), 이광수의 무정(1925년) 등 유명 작품의 원본을 포함해 이 문학관이 보유한 근대문학 자료만 2만여점이 넘는다.

개관 후 20만명이 찾은 이 문학관은 '기형도-입 속의 검은 잎'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한국만화기획전-지지 않는 꽃' 특별기획전을 비롯해 각종 인문학 강좌도 열고 있다.

특히 '문화의 길 총서'라는 이름으로 8년간 발행해 온 책들은 인천 문화의 과거·현재·미래를 담았다.

2012년 첫 번째 책인 '바다의 황금시대-파시(波市)'를 시작으로 시즌1과 시즌2를 합쳐 모두 16권이 출판됐다.

최근 문학관은 시즌2의 3권인 '니하오, 인천차이나타운'과 4권 '가깝고도 먼 인천말'을 발간했다. 2016년 시즌2의 1·2권이 나온 지 2년 만이다.

연합뉴스

한국근대문학관의 '문화의 길 총서' 시리즈
[한국근대문학관 제공]



정연학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이 쓴 '니하오, 인천차이나타운'은 연간 40만명이 찾는 인천시 중구 차이나타운의 태생 과정과 화교문화 등을 소개한 책이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1884년 중구 선린동 일대 구릉 지역에 청국 조계지(租界地)가 설정되고 1900년 화교 수가 2천명을 넘어서며 형성됐다.

이 책은 개항시기 화교의 집단 거주지였던 차이나타운의 당시 모습부터 현재 모습까지 130여년을 각종 사진 자료와 함께 보여준다.

또 청요리로 불리는 중국음식의 변천사와 화교의 생활상까지 담았다.

인천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중국 북경사범대학교에서도 공부한 정 연구관은 "관광객들이 인천 차이나타운을 찾기 전에 읽으면 좋을 길잡이 같은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책과 함께 최근 출판된 한성우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의 '가깝고도 먼 인천말'은 인천의 사람·땅·역사를 지역인의 말을 통해 쉽게 푼 책이다.

말에 관한 책이지만 언어 연구자나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쓰였다.

넓고 이질적인 속성을 가진 인천을 원인천·강화·연안도서(영종도 등 조금 먼 인천)·원해도서(연평도 등 아주 먼 인천) 4곳으로 나눠 각 지역이 가진 말의 특징을 서술했다.

한 교수가 직접 인천 토박이들을 만나 인터뷰하며 귀에 들리는 그대로 인천 말을 생생하게 풀어낸 이 책은 지역민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인천 말의 모습과 변화상을 알려준다.

이현식 한국근대문학관 관장은 19일 "인천은 개항도시로 근대문화가 처음 들어온 곳"이라며 "근대문학사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6년 전 문학관을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의 길 총서' 시리즈는 올해 2권을 더 발간하고 끝내려고 한다"며 "인천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낼 저자를 찾는 게 쉽지 않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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