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만에 다시 시리아 북부 논의…에르도안 "시간 아껴야"
백악관 "두 정상, 협상으로 시리아 북동부 해법모색 합의"
작년 7월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대화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
(서울·이스탄불=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하채림 특파원 = 미국과 터키 정상이 엿새 만에 또다시 전화 통화를 하고 미군 철수계획과 시리아 북부 관리방안을 논의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터키가 시리아 북부 만비즈의 안보 임무를 인수할 준비가 됐다고 말한 것으로 터키 대통령실이 밝혔다.
만비즈는 YPG를 주축으로 구성된 '시리아민주군'(SDF)이 2016년 미군의 지원을 받아 IS를 몰아내고 장악한 시리아 북부 요충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을 공표한 지 약 한 달만인 이달 16일 만비즈 중심부에서 IS가 배후를 자처한 자살폭탄공격으로 미군 2명을 포함해 미국인 4명 등 19명이 숨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두 정상은 시리아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소탕과 부활 차단에 공동 대책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가 시리아 북동부를 불안정하게 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YPG는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을 도와 IS 격퇴전을 수행했으나, 터키는 이 세력을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 노동자당'(PKK) 분파 테러조직이자 주요 안보 위협으로 여긴다.
이날 터키 대통령실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간을 잃지 않기 위해 터키군이 만비즈를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픽] 터키 '시리아 북부 안전지대' 계획 |
트럼프 대통령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만비즈 인수' 제안을 수용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오늘 전화 통화를 하고 각자의 중요 안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리아 북동부 지역에서 협상을 통한 해법을 계속 추구하는 데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 남아 있는 테러 위협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며 두 정상이 시리아 북동부의 '안전지대'에 대한 양국 합참의장 간 논의를 확대하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국 간 무역 확대를 통한 상호 이익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번 통화는 미국의 시리아 철군 결정 이후 두 번째다.
첫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13일 "터키가 쿠르드를 공격하면 (미국이) 터키 경제를 파괴할 것"이라고 공개 경고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북부 국경 지역에 폭 32km의 '안전지대'를 구축하자는 제안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 이튿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소개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시리아 북부 '안전지대'를 터키가 구축하겠다고 선수를 쳤다.
미국은 지금까지 터키의 시리아 북부 안전지대 구축방안에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두 정상은 20일 전화 통화에서 안전지대에 관한 양국 합참의장 사이 논의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고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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