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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다보스 불참한 마크롱, 베르사유서 ‘미니 다보스’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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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20일 베르사유궁에서 에번 스피겔 스냅 태표와 회담을 가지고 있다. 베르사유=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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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조끼’ 시위대에 발목 잡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베르사유궁에서 150여 세계 기업 대표들을 만나 “프랑스에 투자해달라” 읍소했다. 22일 열리는 다보스 포럼에 불참하는 대신 기업들에게 직접 호소하는 자리를 가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다라 코스로후사히 우버 대표와 데임드 디먼 JP모건 체이스 대표,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대표 등 150여개 다국적기업 대표들과 회동을 가졌다. 프랑스 대통령실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락시미 미탈 아르셀로미탈 그룹 대표, 에번 스피겔 스냅 창업자, 데이비드 타일러 P&G 대표와 개별 면담을 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전역을 휩쓸고 있는 ‘노란 조끼’ 시위대를 의식한 듯 “루이 16세가 단두대에서 죽음을 맞은 날, 여러분을 만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는 농담으로 회의를 시작했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하는 CEO들이 떠나기 전 마크롱 대통령은 베르사유궁 ‘거울의 방’에서 만찬을 가지고 프랑스 정부의 경제 근대화에 대한 노력을 투자자들에게 재확인하려는 노력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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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를 선택하세요(Choose France)’ 회의를 개최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7년 선거에서 승리한 후 지난 2018년 1월에 개최한 첫 회의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노동법 완화와 감세를 예고하며 친(親)기업적 행보를 추진할 것을 밝혔다. 민족주의자들에 맞서 세계화를 수호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많이 다르다. 마크롱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노란 조끼’ 시위대의 반발이 커지며 친기업적 행보가 계속 진행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프랑스 의회는 올해 중 실업급여와 연금에 대한 재정비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베르사유궁 회의에 참가한 올리비에 마샬 프랑스 베인 앤 컴퍼니 의장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노란 조끼 시위대에 대한 의문점에 대해 정부가 (투자자들을) 설득하려 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2018년 4분기 성장률이 ‘노란 조끼’ 시위대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저조했다고 지난달 밝힌바 있다. 11월 경제활동 월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총생산은 3분기 대비 0.2% 성장에 그쳤다. 이는 10월 같은 조사에서 예상된 0.4% 성장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한편,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제49회 다보스 포럼에 세계 주요국 지도자들이 잇따라 불참 의사를 밝혔다. 셧다운(연방 정부 부분 폐쇄)에 발이 묶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뿐만이 아닌 정부 대표단의 파견조차 포기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참가도 무산됐다. 화웨이 문제로 중국과 갈등이 계속 중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불참키로 결정했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주석 대신 왕치산(王岐山) 부주석이 참가한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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