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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美 법무부 “기한 내 멍완저우 인도 청구”…화웨이 사태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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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는 22일(현지 시각)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캐나다에 억류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반발에도 미국이 신병 인도를 강행할 경우 멍 부회장 사태를 둘러싼 갈등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크 리몬디 미 법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멍 부회장의 인도를 계속 청구할 것이고, 미국과 캐나다 간 범죄인 인도조약에서 정한 모든 (인도) 기한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몬디 대변인은 "우리는 법치를 실행하기 위한 상호 노력과 관련, 캐나다의 계속된 지지에 매우 감사한다"고도 했다.

조선일보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2018년 12월 11일 캐나다 법원에서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자택으로 향하고 있다. /캐나디언 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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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국 정부는 캐나다에 멍 부회장의 신병인도 요청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캐나다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미국은 이달 30일까지 멍 부회장의 신병 인도를 요청해야 한다. 미국이 멍 부회장의 인도 요청서를 제출하면 캐나다 법무장관은 30일 이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다만, 멍 부회장은 신병 인도 결정에 항소하거나 법무장관의 결정에 대해 사법적 심사를 요청할 수 있다.

미국이 멍 부회장의 신변 인도를 강행할 경우 미국과 중국, 캐나다와 중국 간 갈등이 한 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이 이달 30일까지 멍 부회장 신병 인도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건 이번 사태를 둘러싼 갈등이 수개월, 심지어는 수년 간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지난 22일 중국 외교부는 미국에 멍 부회장의 신변 인도를 요청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상응 조치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미국의 요청을 받은 캐나다가 지난달 1일 멍 부회장을 체포한 이후 자국에 체류 중이던 캐나다인 2명을 국가 안보 위해 혐의로 억류한 바 있다. 마약 밀매 혐의를 받고 있는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셸렌베르크에게는 사형을 선고했다.

중국에 자국민 석방과 사형 선고 선처를 요구해온 캐나다는 미국의 인도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국에 멍 부회장의 인도 포기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멍 부회장의 억류는 전적으로 형사 사법 문제"라며 "우리는 이 문제가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고 했다.

멍 부회장의 신변 문제는 미·중 무역 분쟁 관련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 9일 중국 베이징에서 차관급 실무 무역협상을 진행했다. 오는 30~31일에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측과 고위급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그러나 멍 부회장 사태가 다시 불거지며 논의 과정의 난항이 예상된다.

멍 부회장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어긴 혐의로 지난달 1일 캐나다에서 체포된 후 보석으로 석방됐다. 멍 부회장은 오는 2월 6일 미국 인도 송환 심리를 앞두고 캐나다 자택에 머물고 있다.

화웨이는 멍 부회장의 혐의를 즉각 부인했다. 22일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량화 화웨이 이사회 의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멍 부회장 사태와 관련, "신속한 결론을 촉구한다"고 했다. 그는 "화웨이는 전 세계에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모든 국가의 법률과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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