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참모들에 첫 공개 지시 사항 / 업무 장악력 높이고 기강잡기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노 비서실장은 앞으로 ‘대통령 대면보고를 줄이자’고 업무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노 비서실장이 취임 후 청와대 업무를 살펴보니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정국 구상을 위한 시간 확보가 절실했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또 연초부터 강행군을 펼쳐온 사회 인사들과의 면담 등 대통령의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현장 일정을 늘리기 위해서도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에게 ‘저녁이 있는 삶’, ‘삶에 쉼표를 찍어주자’는 얘기다. 다만 노 비서실장은 “청와대의 대면보고는 줄이되, 각 부처 장관 등 내각의 보고는 더욱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적지 않은 양의 자료를 생산하는 청와대 참모의 보고가 끝나면 문 대통령은 미처 다 읽지 못한 자료들을 퇴근 후 관저로 가져가 밤늦게까지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지켜본 노 비서실장이 청와대 대면보고 총량이라도 줄여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노 비서실장의 이런 조언을 듣고 “그래도 공부는 됩니다”라고 웃으며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괘념치 않는 대통령의 모습에 노 비서실장이 공개적으로 대면보고 줄이기를 지시한 셈이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는 앞으로 비서실장, 정책실장, 국가안보실장 책임 아래 관련 사안을 전결 처리하는 등 각 실, 수석실별 업무의 책임도를 높이는 한편 내각 보고, 각계와의 소통, 대통령의 현장 일정은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됐던 사안 중 중요도가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것들은 앞으로 비서실장이 전결하는 절차를 밟게 돼 노 비서실장의 청와대 업무 장악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노 비서실장은 최근 청와대 직원들에게 “혼선이 빚어지니 현안에 대해 사적이고 개별적인 발언을 자제해달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자제령을 내리는 등 ‘기강 잡기’에 나섰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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