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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노영민 “대통령 대면보고 줄이고 현장일정 늘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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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참모들에 첫 공개 지시 사항 / 업무 장악력 높이고 기강잡기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첫 공개 지시사항은 ‘대통령에 대한 대면보고 줄이기’다. 청와대 참모들의 대면보고 총량을 줄여 사회 각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기 위한 대통령의 개인 시간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노 비서실장은 앞으로 ‘대통령 대면보고를 줄이자’고 업무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노 비서실장이 취임 후 청와대 업무를 살펴보니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정국 구상을 위한 시간 확보가 절실했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또 연초부터 강행군을 펼쳐온 사회 인사들과의 면담 등 대통령의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현장 일정을 늘리기 위해서도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에게 ‘저녁이 있는 삶’, ‘삶에 쉼표를 찍어주자’는 얘기다. 다만 노 비서실장은 “청와대의 대면보고는 줄이되, 각 부처 장관 등 내각의 보고는 더욱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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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양의 자료를 생산하는 청와대 참모의 보고가 끝나면 문 대통령은 미처 다 읽지 못한 자료들을 퇴근 후 관저로 가져가 밤늦게까지 읽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지켜본 노 비서실장이 청와대 대면보고 총량이라도 줄여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노 비서실장의 이런 조언을 듣고 “그래도 공부는 됩니다”라고 웃으며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괘념치 않는 대통령의 모습에 노 비서실장이 공개적으로 대면보고 줄이기를 지시한 셈이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는 앞으로 비서실장, 정책실장, 국가안보실장 책임 아래 관련 사안을 전결 처리하는 등 각 실, 수석실별 업무의 책임도를 높이는 한편 내각 보고, 각계와의 소통, 대통령의 현장 일정은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됐던 사안 중 중요도가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것들은 앞으로 비서실장이 전결하는 절차를 밟게 돼 노 비서실장의 청와대 업무 장악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노 비서실장은 최근 청와대 직원들에게 “혼선이 빚어지니 현안에 대해 사적이고 개별적인 발언을 자제해달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자제령을 내리는 등 ‘기강 잡기’에 나섰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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