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여행 막상 어디로 갈지 몰라
겨울보다 더 추운 강원도가 정답
죽도해변 서핑·정선 산골에서 쉬기 등
‘짜릿하거나 고요한’ 여행의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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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때문에 실내활동을 주로 하는 겨울은 여행 갈증이 심해지는 계절이다. 따뜻한 방에서 귤을 까먹으며 주말을 보내고 나면 그 갈증은 더욱 심해진다.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러, 확 트인 풍경을 보러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진다. 겨우 짊어진 방바닥을 떼놓고, 몸을 일으켜 보지만 막상 그 ‘어디로든’에 막힌다.
막힌 부분을 뚫어봤다. ESC는 이 겨울 한국에서 가장 추운 곳, 강원도로 갔다. 올림픽이 끝난 뒤의 흔적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강원도로. ‘뭐? 또 강원도?’ 코웃음을 치고 있는가? 에스엔에스(SNS) 촬영 배경으로만 좋은, 그저 그런 강원도 여행 루트가 떠오르는가? 편견을 거두시길. 강원도의 겨울 여행은 날로 새로워지고 있으니!
온몸이 찌뿌드드하고, 좀이 쑤신다면 스키장이 아닌 강원도의 바다와 강으로 가자. 물놀이하러 가자. 한겨울에 물놀이라니?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파도 놀이를 하러, 얼음 놀이를 하러 강원도의 바다와 강으로 떠나자! 양양 죽도해변의 겨울 파도 맛은 여름보다 더 찰지고, 철원 한탄강 얼음 위 걷기는 급류타기보다 더 짜릿하다. 지난 11일과 12일 겨울 서퍼가 되어 직접 맛본 강원도 파도의 맛은? 일단 짜다. 그리고 포근하다. 체온으로 서핑 슈트 안쪽이 데워지며 차가운 바닷속도 포근해진다. 여름에 멋진 서핑 실력을 뽐내보고 싶다면, 연습하기에 딱 좋은 이 겨울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도시의 속도와 소음, 사람에 지쳤다면 강원도의 산골로 가자. 에스엔에스에 자랑할 만한 맛집도, 카페도 없는 곳으로 가자. 남의 시선에 신경 쓰기를 거두고 오로지 나를 쉬일 수 있는 곳, 그곳이 강원도에 있다. 주인장이 직접 황토를 개어 만든, 아궁이에 참나무 장작을 아낌없이 태우는 황토집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작가와 화가 부부가 오손도손 지내며 꾸민 오두막에서는 만화책을 꺼내 보며 온종일 뒹굴 거리면 된다. 인심 좋은 부부가 아침마다 꺼내오는 신선한 달걀과 사과를 먹고, 해가 질 때면 소백산 뒤로 넘어가는 겨울 해를 보며 아무 생각 하지 않아도 된다. 그곳이 강원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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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여행자가 되길 그만두고, 많은 사람이 강원도 이주민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 고성의 아야진해변에서 출판사 ‘온다프레스’를 연 박대우 대표는 이주민이다. 그는 이주민의 경험을 살려 고요하고 고즈넉한 고성 여행길을 안내한다. “조바심이 난다면 고성의 길들을 걸어보라.” 박 대표의 권유에 당장 고성행 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싶어진다.
강원도에 가면 있다. 짜릿한 겨울 레저도, 한없이 고요한 겨울 쉼터도, 부러 천천히 걷게 되는 겨울 산책길도. 삼한사미(3일 춥고, 4일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뜻의 신조어)에 움츠러든 어깨를 펴자. 여행 갈증 해소에 딱 좋은 ‘겨울 강원도’로 가자!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강원도 동쪽은 동해, 북쪽은 북한이 접해있는 지역이다. ’강릉‘과 ‘원주’를 따 만든 이름이다. 설악산 등 산지가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산악도’(山岳道)로 분류한다. 100m이하의 저지대는 강원도 총 면적의 5.6%에 그치고, 그 외는 전부 산지다. 강원도의 최북단 위도는 ‘북위 38도37분’으로 국내에서 가장 북쪽에 닿아있다. 설악산, 철원, 인제 등 가장 추운 고장을 여럿 포함하고 있다. 강원도 동해안은 여름철 국내 휴가지로 가장 인기 높지만, 최근에는 겨울철 여행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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