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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월급 안 나오면 대출 받으면 되지 않냐”...美 상무장관도 ‘셧다운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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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 장관이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여파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연방 공무원들에게 "월급이 나오지 않으면 없으면 대출을 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해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도 "한 개인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며 "(공무원들이) 셧다운으로 받는 작은 고통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24일(현지 시각)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방 공무원들이 왜 식품배급소에 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은행이나 신용조합에서 돈을 빌리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35일째 지속된 셧다운으로 연방 공무원 80만명이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많은 연방 공무원들은 노숙자쉼터에서 음식을 배급받거나 병가를 내고 부업에 뛰어드는 등 생활고를 겪고 있다.

조선일보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24일(현지 시각)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방 공무원들이 왜 식품배급소에 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은행이나 신용조합에서 돈을 빌리면 되지 않느냐”고 말해 비판을 받고 있다. /로이터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의장은 로스 장관의 발언을 곧바로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은 24일 기자회견에서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는 소리냐"며 "아니면 아버지한테 돈이라도 빌려달라고 하라는 건가"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수십만명이 내일이면 두달째 월급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21일 트럼프 대통령의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는 미국 인터넷 매체 볼드 TV와의 인터뷰에서 셧다운으로 고통받는 연방 공무원들과 관련, "한 개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있다"며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약간의 고통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현지 언론과 소셜미디어(SNS)는 라라의 발언을 비판했다. 미국 ABC방송의 써니 호스틴은 "당신이 백만장자의 아내라면 (셧다운으로) 자녀들의 끼니조차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을 이해 못할 수도 있다"고 비꼬았다. 라라 트럼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의 아내이며, 트럼프 선거자문위원이기도 하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가장 부유한 내각을 이끌고 있다"며 "이들은 미국 서민들의 현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1월에 "가난한 사람이 경제를 이끌어가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29억달러(약 3조2700억원)의 재산을 가진 억만장자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31억달러(약 3조 5000억원)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6일 셧다운으로 미지급되는 월급이 연방 공무원 한 명당 평균 5000달러(약 564만원)라고 전했다. NYT는 이를 모두 합산하면 일주일마다 2억달러(약 2260억원) 이상의 미지급 급여가 발생한다고 했다. 이에 따르면 35일째 셧다운이 지속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미지급 임금 총액이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에 이른다.

[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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