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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인터뷰]‘스카이 캐슬’ 김보라 “‘혜나 소름끼친다’는 댓글에 속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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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종영을 앞둔 JTBC 드라마 <SKY 캐슬>에서 김혜나 역을 맡은 배우 김보라가 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싸이더스HQ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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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나에 대한 욕이 많아서 속상하긴 했는데, 그만큼 제가 잘 표현했다는 생각에 연기자로서는 기분이 좋았어요. ‘15년 연기 내공이 여기서 터졌다’고 누가 댓글을 남겨주셨던데 인상 깊더라고요. 나를 지켜본 사람이 있구나. 댓글들을 보며 느낌이 묘했어요. 슬프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복잡했던 것 같아요.”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에서 김혜나 역을 맡은 배우 김보라(25)는 이렇게 말했다.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혜나는 어른들을 협박하는 영악함을 지녀 시청자들의 미움을 사기도 했고,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동시에 연민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드라마 속 혜나는 늘 어두운 표정이었지만,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보라는 인터뷰 내내 얼굴에 웃음기가 떠나지 않을 만큼 발랄했다. 그는 “혜나를 연기하며 많이 외로웠다. 관심이 필요하다”며 익살을 떨었다.

김보라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연기를 시작한 15년차 배우다. 주로 아역을 맡아온 그는 2011년 MBC 드라마 <로열 패밀리>에 염정아의 아역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혜나를 자신의 인생캐릭터로 꼽은 김보라는 “사실 이 정도로 강한 캐릭터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사전미팅 때 예서(김혜윤)랑 혜나는 10대지만 중요한 단서를 쥔 강한 캐릭터라고 얘기해주시긴 했다. 그런데 이 정도까지일 줄 몰랐다. 후반부로 가면서 혜나가 많이 독해지는데 고민이 들었다. 혜나는 어린 10대라서 할 줄 아는 게 없고, 그나마 자기가 가진 것 중 가장 강한 부분을 강조하려고 그렇게 나오는 건데. 마냥 나쁘게만 보실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

김보라는 혜나 캐릭터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혜나가 예서의 집에 입주한 뒤 갈수록 ‘혜나가 너무 무섭다’ ‘소름끼친다’하는 댓글들이 많아지는 걸 봤다. 혜나가 이렇게 비춰지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컸다”고 했다. 혜나의 죽음의 대해선 “이렇게 충격적으로 끝날 줄 몰랐다. 감독님께 미팅 때 살짝 듣기 했지만, 촬영하면서도 방송을 보면서도 혜나의 죽음이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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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의 14회의 한 장면. JT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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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의 17회의 한 장면. JT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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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는 ‘요즘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SKY 캐슬> 이후 확실히 알아봐주시는 연령대가 높아지고 성별도 다양해졌다. 한 번은 마트를 간 적이 있는데, 어떤 아주머니께서 ‘우주(강찬희) 여자친구 아니에요?’ 하시더라. 커피숍 테라스에서 친구랑 대화하는데 미국인 여성분이 오셔서 ‘드라마 잘 보고 있다’고 한 적도 있다”고 했다.

‘예서와 혜나 중 어느 캐릭터가 자신과 닮은 것 같냐’는 질문에 김보라는 주저없이 “혜나”라고 했다. 그는 “예서처럼 당돌하기보단 혜나처럼 자기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다. 또 예빈이를 대할 때의 혜나와 어른들을 대할 때의 혜나가 다르듯 만나는 사람에 맞춰 성격이 변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도 닮은 것 같다”고 했다.

혜나는 유독 한서진(염정아), 김주영(김서형) 등 어른 캐릭터와 맞서는 장면이 많았다. 김보라는 “다행히 선배님들이 잘 대해 주셔서 어려움 없이 해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염정아 선배님이 예전에 아역으로 만났던 걸 기억하고 계셨다. 첫 촬영 때 ‘돌아왔어?’하면서 반갑게 맞아주셔서 그 뒤로 마음을 놓았다. 정준호 선배님은 너무 젠틀하시고, 사소한 대사 실수를 해도 너그럽게 기다려주셔서 긴장하지 않고 잘 할 수 있었다”고 했다.

<SKY 캐슬>은 인기만큼이나 우여곡절이 많았다. ‘혜나를 죽인 범인’을 찾는 누리꾼들 사이에 온갖 추측이 떠돌았고, 시청률 20% 돌파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17회·18회 대본이 통째로 유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보라는 “되게 속상했다”며 “혜나의 출생의 비밀이나 죽음에 대한 추측들도 다 봤다. 다들 증거도 너무 디테일하게 찾아주시니까, 저도 대본 받기 전까지 ‘내가 진짜 곽미향(한서진) 딸인가?’하면서 흔들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아직도 혜나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는 김보라는 “혜나를 생각하면 감정적으로 힘들어서 빨리 다른 인물을 마주하고 싶다. 어떻게 보면 지금이 성인 연기자의 시작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최대한 해보지 못한 역할을 하고 싶다. 김보라가 아닌 작품 이름으로 불려지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보라는 끝으로 극 중 캐릭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덧붙였다. “예서에겐 ‘너 말 좀 예쁘게 해라’, 우주에겐 ‘미안하다’고 하고 싶어요. 아, 그리고 강준상에겐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정말 몰랐나요?’”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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