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손상은 자각하기 어려워
음주 후 48시간 금주 바람직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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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건강은 식습관·생활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음·과식이 잦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간 세포가 조금씩 손상된다. 명절에는 갈비·튀김·부침개·떡국 등 기름진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자신의 주량을 초과하면서 간 건강이 나빠지기 쉽다. 간에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지방간으로 간 기능이 떨어진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강원석 교수는 “지방간은 간 손상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방치하면 간 세포가 죽거나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간염, 간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으로 악화한다. 집 안을 청소하지 않으면 곳곳에 쓰레기가 쌓이고 벌레가 꼬여 위생 상태가 엉망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방간은 간 손상의 시작
지방간은 원인에 따라 크게 알코올성과 비알코올성으로 구분한다. 알코올성은 술이 원인이다. 술을 마시면 간에서 알코올을 해독하는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이 만들어진다. 아세트알데히드는 국제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발암물질이다. 체내 활성산소를 늘리고 염증 반응을 촉진한다. 강 교수는 “매일 술을 마시면 간 손상이 심해져 간경변·간암 등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제시하는 65세 이하의 하루 적정 음주량은 남성의 경우 소주 3잔(120㏄), 맥주 3잔(750㏄), 양주 3잔(75㏄) 정도다. 여성은 이보다 한 잔씩 적다. 이보다 많이 마시면 과음이다. 만일 술을 마셨다면 적어도 48시간은 금주해 간이 회복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간에는 몸이 쓰고 남은 탄수화물·지방 등의 영양소가 중성지방 형태로 쌓인다. 간에 축적되는 지방이 배출되는 양보다 많으면 술을 마시지 않아도 지방간이 생긴다. 열량이 높은 기름진 명절 음식과 밥·빵·면 중심의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가 간에 ‘독’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강 교수는 “최근에는 영양 과다로 인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진단·치료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간이 대표적인 침묵의 장기라는 점이다. 웬만한 손상에는 통증·불편감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식욕이 떨어지고 피로에 시달리는 정도다. 간이 나빠지는 것을 자각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이런 특성 때문에 뒤늦게 간 손상으로 병·의원을 찾는 사람이 많다. 2017년 한 해에만 약 162만 명이 넘었다. 간은 건강 상태를 판단하기 어렵고 한번 나빠지면 회복이 어려워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UDCA, 해독 작용 활성화
간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간의 과부하를 줄여준다. 간 손상을 유발하는 술은 삼가고 열량이 높거나 기름진 음식을 되도록 멀리한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간이 해야 할 일을 줄여준다.
적정 체중 유지도 중요하다. 과체중·비만은 지방간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주 3~5회 살짝 땀이 날 정도로 걷기, 자전거 타기,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한다. 간에 쌓인 지방을 없애고 영양 공급을 늘려 신진대사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한다. 지방간 환자가 체중의 5%만 감량해도 간 기능 수치가 호전된다는 보고가 있다.
간 기능 회복을 돕는 성분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르소데옥시콜린산(UDCA)이 대표적이다. UDCA는 간 기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담즙산의 일종이다. 담즙산이 장과 간을 순환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간의 혈류량을 늘려 해독 작용을 활성화해 독소·노폐물 배출을 촉진한다. 정상적인 간 세포를 보호하는 한편 손상된 간 세포를 재생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UDCA의 양은 총 담즙산의 3~5%에 불과하다. 따라서 UDCA를 꾸준히 섭취해 체내 비율을 높여주면 간 기능 활성화와 피로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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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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