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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GTX 공사도 차질 불가피”…탄력근로제 부작용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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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탄력근로제 개선 요구 이유는

인력 집중투입 어려워 대형건설사업 차질

이데일리

2017년에 개통한 1만962m 길이 국내 최장 터널 인제양양터널 내부 모습. 국토교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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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이 국가적으로 추진되고 있는데, 주택밀집지역에서는 벌써부터 발파에 대한 우려로 집단행동을 통해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앞으로 터널공사는 더 힘들어 질텐데 이러면 GTX 개통도 늦어질 수밖에 없어요.”(대한건설협회 관계자)

GTX, 도로 등 건설작업 중 터널공사는 전체 공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공정이다. 연속작업이 중단되면 장비 임대료와 노무비가 늘어나고 터널안정작업이 추가되는 등 공사비가 늘어나고 공사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연장하면 인력이 많이 필요한 공정과 기간에 집중적으로 인력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문제가 해소된다는 게 건설업계 주장이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터널공사, 도로 교통통제 후 작업, 콘크리트 타설(매스기초, 교량 상판·기둥 등), 고가 장비 사용 등은 대표적인 연속작업으로 단기간에 집중적 근로가 필요한 공정이다.

터널 같은 경우 일정 시간 간격을 두고 발파를 반복해 공정을 진행해야 한다. 현재 발파는 일출과 일몰 사이에만 허가를 하고 있으며 오전 6시, 오후 6시 등 2번만 가능하다.

발파 후 다음 발파 때까지 환기, 버력(잡돌)처리, 1·2차 숏크리트(암반의 보호를 위해 모르타르 또는 콘크리트 마감), 천공, 장약 순으로 반복되는 공정이 최소 10~12시간 소요된다. 게다가 굴착구간의 암반 상태나 강도에 따라 작업시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1일 2회 발파를 위해서는 공사인력을 2개조로 편성해 투입해야 한다”며 “중간에 하나의 공정이라도 지연되거나 중지될 경우 다음 공정은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속작업이 필요하지 않은 공사장에서도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늘려달라는 목소리가 크다. 준공일 임박시 마감 공사가 중요하고, 학교 공사의 경우 방학 기간에 집중적으로 시공해야 한다. 해외 건설현장의 경우에는 왕래가 어렵기 때문에 집중적 근로 후 장기간 휴가를 부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수백수천 가구가 입주일을 기다리고 있는 아파트 공사는 막판 집중적 근로를 통해서라도 입주일을 맞춰야 혼란을 피할 수 있다. 항만공사는 파도·조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한달에 작업 가능한 날이 15일도 채 안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건설협회에 따르면 2018년 한해 기상·기후의 외부적 요인에 의해 작업 중지·중단된 일수는 146일에 달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현장은 대부분 옥외에서 진행되는데 동절기·우기·혹서기 등 계절적 요인에 의해 강제 휴식을 취해야 하기도 하고 작업시간이 불규칙적”이라며 “최근에는 미세먼지, 황사, 폭염, 한파 등 날씨 영향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2018년 서울 지역 기상·기후 상황(자료: 기상청)


대형 건설현장은 대부분 공정이 1년 이상 진행되기 때문에 3개월이라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만으로는 유연한 근로시간 활용이 불가능하다. 건설근로자를 주로 고용하고 단위 공정을 수행하는 종합건설업의 91.2%(금액 기준)가 계약기간이 6개월 이상이다.

3개월 단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 하에서는 최대 64시간 근로가 가능한 기간은 총 10주에 불과하고 남은 3주가량은 거의 근로를 하지 않아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실효성이 없다고 건설업계는 호소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통상 기업들은 사업계획을 1년 단위로 수립하고 인력 운용도 1년 단위로 계획하는 만큼 현행 단위기간은 매우 부족하다”며 “현행 최대 3개월 단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1년으로 확대해야 안전사고 등 부작용이 최소화하고 시설물의 품질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작년 6월 조사한 결과 건설업계 관리직은 주 59.8시간, 기능인은 주 56.8시간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2월 기준 109개 대형 현장 중 48개(44%) 현장이 근로시간 단축으로 공사기간이 부족했다. 공기 부족 현장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 이후 평균 주 62.6시간에서 59.1시간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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