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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알바 청소년 열중 셋 이상, 최저임금 못받아…2년새 9%P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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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청소년 매체이용·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 발표

알바비율 9%…근로계약서 없이 최저임금 이하 받는 일자리↑

스마트폰 이용률 76.7%…인터넷 방송·동영상 이용률>지상파TV

10명 중 8명 이상 코인노래방 이용…출입제한 기준 정확히 몰라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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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나는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다. 일주일에 세번씩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부모님께서 용돈을 주시지만 부족하던 차에 친구 소개로 알바자리를 구했다.

레스토랑에서는 최저임금보다 낮은 시급 7300원을 제안했다. 근로계약서는 따로 쓰지 않았다. 가끔 시간을 넘겨서까지 일할 때도 있지만, 집 근처에 이만한 알바 자리도 없어 계속 할 생각이다.

알바가 끝나면 피곤해서 에너지 음료를 종종 사마신다. 이동 중에는 늘 이어폰을 끼고 인터넷 실시간 방송이나 동영상을 시청한다. 드라마에서 예능, 뉴스까지 모두 인터넷을 통해 보고 친구들과는 모바일 메신저로 대화하는게 일상이다. 지상파 TV는 일주일에 한두번 볼까말까다.

인터넷을 자주 이용하다보니 원하지 않아도 성인용 영상물이 계속 보인다. 친한 친구 중 한 명은 성인용 웹툰에 빠져있다.

알바가 없는 날에는 방과 후 친구들과 가끔씩 코인노래방에 들른다. 비디오방이나 클럽에도 종종 가는데 청소년 출입금지업소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인터넷으로 찾아봐야겠다.

전국 초(4~6학년)·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열 명 중 한 명은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4.9%는 최저임금도 못받았으며 부당한 처우를 받았도 열명 중 일곱 명은 참고 계속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열 명 중 세 명은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일주일 안에 그만뒀다.

최근 1년 동안 청소년의 93.5%인 절대다수가 인터넷 실시간 방송이나 동영상 사이트를 이용 중이다. 인터넷 실시간 방송 및 동영상을 이용하는 청소년이 지상파TV를 매일 보는 청소년보다 많았다. 청소년의 스마트폰 이용률은 76.6%로 매우 높았지만 유해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비율은 25.1%에 그쳤다.

여성가족부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18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전국 17개 시·도 초(4~6학년)·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1만5657명을 대상으로 2년마다 실시한다. 이번 조사는 청소년의 △매체이용 △술·담배 등 유해약물 △청소년폭력 및 성폭력 등 유해행위 △유해업소 출입 △근로보호 실태 등 5개 영역을 대상으로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에 대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마련했다.

조사결과는 향후 청소년 유해환경의 개선 및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환경 조성을 위한 실효적인 청소년 보호정책 수립에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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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경험률 9%…10명중 3명은 최저임금 못 받


조사 대상 청소년의 아르바이트 경험률은 지난 2016년 11.3%에서 9%로 줄었다. 청소년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된 이유로 용돈 부족(54.4%)을 꼽았고 스스로 사회 경험(17.2%), 용돈을 받을 형편이 안되서(11%) 등이 뒤를 이었다.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청소년 34.9%는 최저임금을 못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학생과 여자 청소년이 상대적으로 더 적은 임금을 받았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비율은 2016년 59.3%에서 지난해 61.6%로 되레 증가했다. 작성된 근로계약서를 교부받지 못한 경우도 42%에 달해 부당한 근로계약이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소년의 부당처우 경험이 증가하고 있지만 열 명 중 일곱 명은 초과근무나 임금체불 등 부당처우에도 “참고 일한다”고 응답했다.

여가부는 청소년근로보호센터를 4개 권역으로 확충하고 청소년과 사업주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을 지난해의 3배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직접 아르바이트 현장을 방문해 부당처우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근로현장도우미’를 늘리고 관계부처, 민간단체 등과 합동으로 청소년 고용업소에 대한 점검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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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담배는 편의점에서…실시간방송·동영상 늘고 지상파이용 줄고

술과 담배 등 유해약물을 직접 구매하는 청소년 비율은 2년새 21.5%→16.6%(술), 41.8%→34.4%(담배)로 줄었다. 다만 전자담배 구매율은 같은 기간 19.3%에서 20.7%로 늘었다.

술이나 담배를 구매할 때 열에 아홉 이상의 청소년들은 편의점이나 일반 가게, 슈퍼마켓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술은 대형마트와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며 담배는 PC방이나 노래방 구매비율이 10%를 넘었다. 청소년이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도록 권유받은 경험은 가족에 의한 권유가 45.3%로 다른 성인(24.6%)보다 2배 가량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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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근 1년 동안 청소년의 93.5%가 ‘인터넷 실시간 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를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인터넷·모바일 메신저’ 이용경험비율도 92.4%에 달했다. 청소년 열 명 중 여덟 명 가량은 가장 자주 이용하는 매체로 ‘인터넷·모바일 메신저’를 꼽았다. ‘인터넷 실시간 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를 매일 이용하는 청소년은 68%로 ‘지상파TV’를 거의 매일 보는 청소년(42%)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은 주로 스마트폰을 활용해 매체를 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모바일 메신저(95.5%), SNS 서비스(93.7%), 인터넷 실시간 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85.3%) 이용 대부분을 스마트폰을 통했다. PC나 노트북으로 인터넷 방송을 본다는 비율은 8.8%에 그쳤다.

인터넷을 통한 성인용 영상물이나 간행물 노출 빈도는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최근 1년 동안 성인용 영상물을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39.4%, 성인용 간행물을 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청소년은 23.3%조 조사됐다. 열 명 중 세 명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성인용 영상물을 접했다. 이처럼 유해환경 노출이 증가하는데도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유해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5.1%에 그쳤다.

이에 여가부는 유해한 인터넷 실시간 방송 및 동영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관련부처·업계로 구성된 협의체가 청소년 보호를 위한 자율규제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신종 유해정보 차단을 위한 법·제도 정비와 청소년 명의 스마트폰의 유해매체 차단 프로그램 설치 의무이행 여부 점검에도 나서기로 했다.

◇학교폭력 피해율 8.5%…가출 주요 이유 ‘가족과의 갈등’

지난해 청소년의 학교폭력 피해율은 8.5%로 2016년과 유사한 가운데 여자 청소년(6.9%→7.5%), 중학생(8%→9.7%)의 피해율이 다소 늘었다. 성폭력 피해율은 같은 기간 2.4%에서 2.8%로 다소 증가했다. 학교폭력과 성폭력 피해 청소년 중에서 학교 상담실이나 전문 상담센터 등 지원기관의 도움을 받은 경험은 14%에 그쳐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청소년 절반은 해당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았으며 그 이유로는 ‘별로 심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폭력 45.4%, 성폭력 39.6%)’를 꼽았다.

가출 경험률은 전체 청소년의 2.6% 수준으로 가출의 주요 이유는 ‘가족과의 갈등’이 70%를 차지했다.

한편 밤 10시부터 오전 9시 사이 청소년출입이 제한된 업소 중에서 코인노래방을 이용하는 청소년이 열 명 중 여덟 명 이상으로 조사됐다. 다만 코인 노래방의 출입 및 이용에 대해 29.7%는 정확히 모른다고 응답했다. 업소 이용 방법은 ‘업소에 부착된 출입금지 표시를 통해 안다’고 응답한 비율이 58.2%로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여가부는 지자체·경찰·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 등과 협력해 청소년 유해업소의 출입자 나이 및 본인여부 확인 및 청소년 출입금지 표시 준수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계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각 지역의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을 통해 신·변종 업소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룸카페 등 신·변종 업소에 대해서는 청소년유해성 여부를 분석, 유해업소로 지정을 검토하는 등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번 실태 조사는 유해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추진 근거로서 의미가 크다”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현재 수립 중인 제3차 청소년보호종합대책(2019~2021년)에 적극 반영해 청소년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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