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중국 마카오에서 캐나다인 한 명이 또다시 체포됐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이후 악화한 중국과 캐나다 관계가 갈수록 꼬이는 모양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마카오 경찰 당국이 지난주 캐나다인 1명을 사기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오(Leao)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61세로 지난 25일 마카오 은행에서 위조 소류를 이용, 한 연예전문 회사로 2억8400만달러(3184억원)를 송금하려 했다.

하지만 은행 직원은 이 남성의 서류와 은행이 보관하는 서류의 서명이 다른 점을 확인하고 송금을 거절했다. 그가 은행을 나간 후, 은행 직원은 해당 회사에 연락해 송금 요청이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레오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체포는 남성이 사기를 저지르려다 체포된 만큼, 중국의 대(對) 캐나다압박과는 무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최근 중국에서 캐나다인이 체포되는 사례가 급증하는 만큼, 이번 사건 역시 양국 관계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 정부가 멍 부회장을 체포하자 전직 외교관인 마이클 코브릭이나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등을 구금하며 보복성 조치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캐나다인 마약 사범인 셸렌 베르크에게는 사형선고까지 내린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멍 부회장을 미국에 인도할 경우 캐나다와 중국 관계는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멍 부회장은 미국의 범죄인 인도 청구 방침에 따라 캐나다 법원에서 추방 심리를 앞두고 있다.

지난주 26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화웨이 두둔으로 물의를 빚은 존 맥컬럼 주중 캐나다 대사를 경질했다. 트뤼도 총리는 “나는 주중 캐나다 대사에게 사임을 요청했고 사직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임을 요청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문책성 인사로 풀이된다.

맥컬럼 대사는 지난 2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범죄인 인도 청구에 심각한 절차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발언했다. 사태가 커지자 자신의 발언이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지만 이내 미국이 범죄인 신병 인도 요청을 철회하는 것이 “캐나다에는 매우 좋은 일”이라며 번복한 바 있다.

SCMP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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