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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美, 화웨이 기소 ‘초강수’…셧다운 만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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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포함 멍완저우도 기소

30일 미중 무역협상 결과 주목

미중 무역협상을 이틀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28일(현지시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전격 기소했다.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중국 측에 요구하고 있는 ‘기술 탈취 시도’를 주요 혐의로 제시했다.

이에 중국의 양보를 받아내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수 압박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미국 민주당과의 셧다운(연방정부 일시적 업무 정지) 싸움에서 패배를 만회하기 위한 정치적 노림수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관련기사 8면

미 법무부는 이날 화웨이와 홍콩의 위장회사인 ‘스카이콤 테크(Skycom Tech)’ 및 미국 현지의 ‘화웨이 디바이스 USA’ 등 2개 관계사, 멍 부회장 등을 기소했다. 이번 기소는 뉴욕주 검찰당국과 워싱턴주 대배심에 의해 각각 이뤄졌다.

뉴욕주 검찰은 화웨이와 2개 관계사, 멍 부회장을 대상으로 은행 사기 등 13개 혐의를 적용했다. 이란에 장비를 수출하기 위해 홍콩의 위장회사를 활용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다.

워싱턴주 대배심은 미 통신업체인 T모바일의 사업 기밀 절취, 사법 방해 등 10개 혐의를 화웨이에 적용했다. T모바일은 지난 2014년 화웨이와 미국에 기반을 둔 ‘화웨이 디바이스 USA’를 고소했다. 사람의 손가락을 흉내 내고 스마트폰을 테스트하는 ‘태피(Tappy)’라는 로봇 공장을 찾은 화웨이 엔지니어들이 로봇 기술을 훔쳤다고 밝혔다.

이날 매슈 휘터커 미국 법무장관 대행은 “수년간의 조사 끝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번 기소는 크게 두 가지 범죄와 관련이 있다. 첫 번째는 화웨이가 미국 사업파트너 중 하나인 T모바일로부터 기술을 훔쳤다는 것이며 두 번째는 (실제로는 자회사인)스카이콤 테크과 관련이 없다고 미국 은행들에 거짓말을 해 대출을 받게 하면서 이란 제재를 어겼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2009년 스카이콤 지분을 완전히 정리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화웨이가 여전히 경영권을 쥐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멍 부회장에 대한 기소는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위한 절차로 풀이된다. 캐나다는 지난달 1일 미국의 요청으로 멍 부회장을 밴쿠버에서 체포했다. 멍 부회장은 미국의 이란제재 위반 혐의를 받고 있으며, 보석으로 일단 풀려나 캐나다 내에서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

미국의 이같은 조치는 오는 30일~31일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나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류허 부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

미국 정부는 무역협상과 이번 화웨이 기소는 별개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 패배로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승리해야 하는 압박감이 높아졌다”고 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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