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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TF현장] '대선 출사표' 같던 황교안 당대표 출마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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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영등포=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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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들 피켓엔 이미 '대통령 황교안'

[더팩트ㅣ영등포=이원석 기자] "위기의 대한민국을 성취와 도약의 새길로 이끌겠습니다. 고난의 자유한국당을 승리와 영광의 큰길로 이끌겠습니다. 한숨과 눈물의 우리 국민들을 끌어안고, 행복과 번영의 새로운 세상으로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자유한국당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서울 영등포 한국당사에서 열린 이날 황 전 총리의 출마 기자회견엔 100여 명 이상의 지자들이 몰렸고, 황 전 총리의 이름이 연호됐다. 당권 도전이라고 하기보단 대선 출마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황 전 총리의 출마 선언도 당권 도전 이상의 비장함이 담겼다는 시각이 많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으로 예정된 기자회견에 앞서 약 1~2시간 전부터 취재진과 지지자들이 당사에 몰렸다. 당사 입구에선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평소보다 더 엄격하게 경찰의 출입 통제가 이뤄지는 모습이었다. 당사 2층에 마련된 기자실은 10시쯤 만석이 됐다. 취재기자들 사이사이 유튜브 방송을 하는 보수 지지자들이 다수 보였다. 일반 지지자들은 기자실 유리문 너머 공간에 자리했다. 연령대는 청년부터 노년까지 다양했다. 3분의1 이상은 청년 지지자들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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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국무총리 당 대표 출마를 응원하기 위해 지지자들이 몰렸다. 지지자들 피켓엔 '대통령'이란 문구도 적혀 있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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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들은 각자 황 전 총리 응원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섰다. '황교안과 영원히 함께하겠습니다', '황교안이 뜬다. 대한민국이 뜬다', '통합 화합 단합 황교안. 한국당이 됩니다' 등 문구와 함께 ''한국당 대표 대한민국 대통령 황교안', '안보 대통령 황교안', '경제 대통령 황교안' 등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기자회견 시작 전 "황교안 당 대표! 당 대표 황교안!" 구호를 반복 연습하기도 했다.

시간이 되자 검은색 양복을 입은 황 전 총리가 지지자들의 환호 속 입장했다. 진한 빨간색의 넥타이가 부각됐다. 취재진 앞에 선 황 전 총리는 긴장한 듯 심호흡을 크게 내쉬곤 준비해 온 출마 선언문을 읽었다. 목소리엔 평소보다 훨씬 더 힘을 실었으며, 지금까지의 얌전했던 모습과는 딴판이었다.

출마 선언문엔 작심한 듯 문재인 정부를 향한 강한 비판을 담았다. 황 전 총리는 "민생은 무너지고, 각박한 현실 속에 공동체 정신은 실종됐다. 기적의 역사는 지워지고, 좌절의 기록을 덮어쓰고 있다"며 "건국 이후 처음으로, 부모세대보다 자식세대가 가난할 것이라는 절망적 미래가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 모든 고통과 불안의 뿌리에 문재인 정권의 폭정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전 총리가 힘줘 한마디를 마칠 때마다 지지자들은 박수치며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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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29일 작심한 듯 문재인 정부 정책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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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전 총리는 "제가 당 대표가 된다면, 최고의 전문가들을 끌어모으고, 저의 국정 경험을 쏟아부어서 '2020 경제 대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며 "강력한 원내외 투쟁을 함께 펼쳐서, 올해 안에 소득주도성장, 탈원전을 비롯한 이 정권의 망국 정책을 반드시 폐기시키겠다"고 했다.

이어 황 전 총리는 현 정부의 대북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황 전 총리는 "과연 이 정권이 추구하는 통일과 국민 대다수가 생각하는 통일이 같은 것인지, 걱정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무기를 머리에 이고는 평화로운 한반도로 나아갈 수 없다. 북한의 독재와 인권탄압을 놓아두고 진정한 한반도의 새 시대를 열 수 없다"고 했다.

또한 황 전 총리는 "김정은을 칭송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세력들이 당당하게 광화문 광장을 점령하고, 80년대 주체사상에 빠졌던 사람들이 청와대, 정부, 국회를 장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 전 총리는 총선 승리를 언급하며 '빅텐트'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정권을 찾아오고,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선 무엇보다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제가 당 대표가 된다면 단순한 승리를 넘어, 한국당을 압도적 제1당으로 만들겠다"며 "이를 위해 지금 무엇보다 시급하고 절실한 과제는 자유우파의 대통합을 이루고 당 외연을 확대해 더욱 강한 한국당을 만드는 일이다. 기둥이 높고 튼튼해야 빅텐트(진영을 넘어 여러 정치 세력이 한 데 모이는 현상)도 만들 수 있다. 품격 있는 투쟁으로 국민 신뢰의 기둥을 높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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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과 질의응답 중 웃으며 여유를 보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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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전 총리는 기자회견 직후 진행된 취재진과 질의응답에서 시종일관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모 언론에서 최순실 씨가 황 전 총리를 언급한 녹취록 내용 공개와 함께 보도한 2012년 박근혜 대선 캠프 연관설에 웃으며 "전혀 그런 사실 없다. 그 때 최순실이란 사람을 알지도 못했고, 캠프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 정리', '자격 시비' 등의 질문엔 헌법,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반복 언급하며 대답을 절제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특히 황 전 총리는 모 여론조사에서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로 기록된 것과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국민이 정말 살기 어렵다고 하는 마음의 표시를 자유우파 쪽을 향해 하신 것 아닌가 한다"며 "간절한 마음으로 국민 속에 들어가서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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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한 지지자가 데려온 아기를 안고 사진을 찍고 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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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이 끝난 뒤 황 전 총리는 취재진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또 지지자들과도 따로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여성 지지자와 함께 온 아기를 안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특히 지지자들과도 한 명 한 명과 악수하고 대화를 나눴다. 지지자들은 멈추지 않고 "황교안 당 대표!"를 외쳤다. 일부 지지자는 구호 끝에 "대통령!"을 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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