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광주형 일자리 협약] 국내 신규 완성차 공장 24년만에 설립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97년 GM 군산공장 이후 처음
현대차, 경차시장 재진출 숙원..고비용 구조 타파로 경쟁력 높여
車업계 새 성장모델 될 지 관심


파이낸셜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신규 완성차 공장이 24년 만에 설립된다. 난항을 겪었던 '광주형일자리' 사업이 현대차의 최종 참여 결정으로 오는 2021년 상반기 경차를 시작으로 본격 가동된다. 새로운 완성차 공장이 들어서는 것은 지난 1997년 GM 군산공장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는 1월 31일 광주시가 제시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지속 창출을 위한 완성차사업 투자협약' 최종안에 합의하고 광주시와 1차 투자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지난해 6월 현대차가 광주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이후 합의안 이견과 노조 반발 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광주형일자리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게 됐다. 신설법인의 최대주주는 광주시다. 현대차는 경영권 없는 비지배 투자자로 참여해 신설법인의 생산공장에 생산을 위탁하고 완성차를 공급받게 된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 탈피 첫 모델

현대차가 이번 신설법인 설립에 투자결정을 내린 것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진출하지 못한 경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국내 경차 시장은 16만대 규모로 전체 산업수요의 약 9%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연간 20만대 판매를 넘어 내수시장의 13%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현대차는 2002년 경차 아토스 단종 이후 국내 경차시장에 신차를 출시하지 못했다. 경차 가격 대비 국내 생산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국내시장을 위한 경차 개발을 검토했지만 고임금 구조의 국내에선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해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연봉 3500만원의 적정임금과 노사상생 생산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광주시 주도의 완성차 사업이라면 국내에서 경쟁력 높은 경차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첫 생산 차종은 소형 스포츠유틸티차(SUV)로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가 개발을 담당하고 생산은 광주형일자리 사업의 신설공장에서 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광주형일자리 사업이 한국 자동차 산업의 고질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깨는 첫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완성차 5개사의 평균임금은 9000만원대 중반이다.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은 12.3%로 일본 도요타의 5.8%의 두배를 넘는다. 그동안 고비용 구조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는 성장의 발목을 잡아왔다. 이번 현대차 참여로 완성체가 된 광주형일자리 사업에 거는 기대감은 그만큼 높다. 임금은 줄이고 일자리는 늘리는 노사상생형 일자리 창출 공장으로 자동차 업계에 새로운 성장모델이 제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노조반발·수익성 확보 과제

난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광주형일자리 협상이 진통을 겪은 데는 노조의 반발이 컸다. 이날도 현대·기아차 노조간부 600여명이 파업에 돌입해 강력투쟁을 예고했다.

신설공장의 직원들이 별도 노조를 결성한 후 민주노총에 가입해 파업권 등을 주장하면 험로가 예상된다. 신설공장에서 생산하는 소형 SUV의 수익성 확보도 관건이다. 일각에선 소형 SUV의 내수시장이 포화단계에 이르렀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만 인건비 경쟁력이 매우 높아 가성비 높은 소형 SUV가 생산돼 판매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낙관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자본유치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총사업비 7000억원 중 현재 확보된 자금은 자본금 2800억원의 일부인 1120억원(광주시 590억원·현대차 530억원)이 전부다. 나머지 자본금 1680억원을 추가로 조달해야 한다. 또한 사업비의 60%에 해당하는 차입급 4200억원도 금융권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 자동차 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전반적인 자금조달이 계획대로 이어질지에 대해선 기대반 우려반이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