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광주형 일자리 타결]文대통령 '일자리 창출' 의지에 공감…정의선 "리스크 감수" ...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文대통령과 올 들어 세 차례 만나면서 공감대 형성

‘경SUV’ 새로운 시장 개척해 시장점유율 확대 기대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현대자동차가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한국 노동시장에 새로운 형태의 고용 모델이 탄생하게 됐다.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문재인 정부의 고민을 현대자동차가 일부분 해소해준 셈이다.

현대자동차(005380)는 31일 광주광역시 주도로 추진되는 신규 자동차 생산 합작법인에 주주의 일원으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자본금 2800억원 규모로 설립되는 신설법인에 광주시가 590억원(지분율 21%), 현대차가 530억원(19%)을 각각 투자한다.

광주형 일자리는 국내에서 기존에 시도된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사업 모델이라는 점에서 기업이 참여하는 데는 리스크가 따른다. 그런데도 현대자동차가 투자를 결정한 것은 일자리 창출이 먼저라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의 통 큰 결단이 작용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 文대통령과 올 들어 3번 만남..광주형 일자리 공감대

문재인 대통령은 올 들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광주형 일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특히 지난 1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선 “현대차가 한국에 새 생산라인을 설치한 게 얼마나 됐느냐. 아마 기억도 안 날 정도로 까마득한데, 줄곧 외국에 공장을 새로 만들기는 했어도 한국에 생산라인을 새롭게 만든 것은 없었다”라며 현대차의 참여를 강하게 독려했다. 현대차가 지난 1996년 충남 아산공장을 마지막으로 국내 신설 투자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현대자동차 경영진은 이 말을 듣고 화들짝 놀라 광주형 일자리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했다는 후문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올 들어 세 차례에 걸쳐 문 대통령을 만나면서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공감대를 키워 왔다. 지난 2일 문 대통령 주재 신년회, 15일 문 대통령 주재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한 데 이어 17일에는 울산공장에 방문한 문 대통령을 직접 맞았다.

현대자동차의 광주형 일자리 사업 참여에는 우려의 시각도 있었다. 재계 일각에선 현대차가 정부의 압박에 못이겨 지분 투자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였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고용 창출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면서, 그동안 검토만 해오던 경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로 봤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현대자동차는 불확실성이라는 도전에 맞서면서 일자리 만들기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힘든 결정을 해 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형 일자리는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 이상의 이미가 있다. 보다 성숙해진 우리사회의 모습 반영한다”며 “산업구조의 빠른 변화속에 노사와 기업에 어케 상생할지 보여주는 모범사례 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17일 오전 울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소 경제와 미래 에너지, 울산에서 시작됩니다’ 행사에 도착하며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경차 시장 진출로 국내 점유율 확대 기대

현대차는 경차급 스포트유틸리티차량(SUV)을 신규 개발해 광주시 주도 신설법인에서 위탁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신설법인 설립에 투자하기로 한 것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진출하지 못한 경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라며 “연봉 3500만원(전체 근로자 평균 초임·주 44시간 근무기준)의 적정임금과 노사상생 생산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광주시 주도 완성차 사업에 참여할 경우 경쟁력 있는 경차의 국내 생산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경차 시장은 16만대 규모로 전체 산업수요의 약 9%(지난 5년 평균)를 점유하고 있는 중요 시장이다. 2012년에는 연간 2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내수 시장의 13%까지 차지한 바 있다.

현재 국내 경차 시장은 기아차와 한국GM이 양분하고 있다. 2017년에는 기아차 모닝과 레이가 9만959대, 한국GM 스파크가 4만7245대 등 13만 8895대를 판매했으며, 지난해에는 기아차 8만6063대, 한국GM 3만9868대 등 12만7429대가 판매됐다.

이에 비해 현대차는 지난 2002년 경차 아토스가 단종된 이후 국내 경차시장에 신차를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고질적인 고임금 구조 탓에 경차 가격 대비 국내 생산 비용이 높았기 때문이다.

경차를 포기한 현대차는 그동안 국내 점유율 확대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2000년대 초반 50%에 육박하던 현대차 점유율은 2015년 39%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30%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2016년 37.6%, 2017년 38.4%, 2018년 39.8%로 좀처럼 40%대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업 현장에서는 점유율 회복을 위해 경차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돼 왔다. 현대차도 여러 번 국내 시장을 위한 경차를 개발하려고 검토했지만, 국내공장 생산으로는 경쟁력 확보가 안 돼 번번히 무산됐다.

◇ 경차+SUV 새로운 시장 개척해 수요 확대

최근 국내를 포함 전세계적인 SUV 인기로 인해 승용차 위주의 경차 판매가 감소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신차를 통해 ‘경형SUV’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경차 시장 외연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를 제외한 국내 SUV 시장은 2012년 25만6923대에서 2018년 51만9886대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전체 산업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2%에서 33.5%로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SUV의 인기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판매를 시작한 대형 SUV 팰리세이드에 이어 2021년 하반기 경형SUV를 출시해 경형에서 대형에 이르는 SUV 풀라인업을 구축하게 된다. 이를 통해 다양한 SUV에 대한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국내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