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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자영업자 줄었는데 대출 증가?…"불황으로 폐업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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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자영업자가 줄었는데도 정작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는 꺾이지 않았다는 정부 통계가 나와 눈길을 끈다. 빚을 내 창업했다가 장사가 안돼 부채를 갚지 못한 취약 자영업자들의 구조조정이 일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자영업자는 568만7000여명으로 201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1분기 감소한 뒤 2분기 잠시 변동이 없었다가 3분기 들어 다시 줄어드는 등 감소세다.

눈길을 끄는 건 그럼에도 자영업자가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은 되레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가 받은 대출은 총 609조2000억여원이었다. 이는 자영업자 대출이 꾸준히 증가한 결과로 분기 기준으로 6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3분기가 처음이었다. 2017년 같은 기간의 535조3000억여원과 비교하면 무려 13.8% 늘어난 수치다.

세계일보

이처럼 자영업 대출 증가와 자영업자 감소가 함께 나타난 것은 생계형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들이 영업 부진 탓에 빚을 갚지 못하고 결국 폐업을 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출을 받아 어렵사리 사업체를 차렸지만 내수 둔화와 시장 포화 등으로 장사가 안돼 어려움을 겪다 그만 가게 문을 닫은 자영업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여기에 지난해 임대료 상승, 최저임금 인상, 금리 인상 등도 자영업자 부담을 크게 가중시킨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위기의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미 카드 수수료 인하, 자금 지원, 가게 계약 갱신청구권 연장, 상가 임대차 보호 관련 환산보증금 상향 등 대책을 세워 발표한 바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한 토론회에서 “2년간 5차례에 걸쳐 대책을 발표했기 때문에 이것이 현장에서 착실히 작동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올해는 소상공인을 독자적인 대상으로 보고 소상공인 육성법을 별도로 제정해 보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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