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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질환은 기질적 질환과 기능적 질환으로 분류한다. 기질적 질환은 육안 소견이나 혈액·영상 검사 등을 통해 질환의 원인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반면에 기능적 질환은 뚜렷한 원인을 규명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음식물의 섭취·소화·배변 기능을 담당하는 위장관에는 기능적 질환이 흔한 편이다. 위장관 상부에 발생하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위장관 하부에 나타나는 ‘과민성 장 증후군’이 대표적이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뚜렷한 기질적 이상 소견 없이 상복부 중앙 부위에 통증이나 불편감이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10% 내외가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들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식후 더부룩함이나 조기 만복감(배 부른 느낌), 명치 부위 통증, 속쓰림을 호소한다.
식후 더부룩함, 명치 통증, 속쓰림 호소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항락 교수는 “음식이나 기분의 변화, 스트레스, 헬리코박터균 감염 등 유발 요인이 다양하다”며 “기질적 질환이 없는데도 증상이 3개월 이상 계속되면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화불량 중에서 ▶고령인데 증상이 처음 나타난 경우 ▶체중 감소 ▶잦은 구토 ▶빈혈 ▶위장관 암 가족력을 동반하면 기질적 질환의 신호일 수 있으니 상부 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을 없애거나 피하는 게 치료의 첫걸음이다. 여기에 증상별로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이항락 교수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 소화제나 위장관 운동 개선제, 위산 억제제, 가스제거제 등을 처방한다”며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약물치료와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소에는 고지방식·과식·속식을 피하고 밀가루 음식보다는 쌀 위주의 식사가 도움이 된다. 극단적인 채식이나 감귤류 같은 신 과일은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스트레스로 비만세포 증가해 장 예민
과민성 장 증후군은 복통이나 복부 불쾌감, 배변 후 증상의 완화, 설사·변비가 만성적으로 반복되는 질환이다. 증상이 최소 6개월 이상 계속된다. 검사를 받아도 장에 염증이나 궤양, 종양이 발견되지 않는다.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의 장은 일반인에 비해 자극에 예민한 편이다.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어려서부터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됐거나 특정 음식을 먹은 후 장염·소화 장애로 고생한 경험이 있는 사람의 장은 신경계·호르몬계의 작용으로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박정호 교수는 “스트레스는 비만세포의 수를 증가시킨다”며 “비만세포는 염증 매개 물질을 많이 분비하고 장 투과도를 높여 작은 자극에도 장이 과도한 반응을 하도록 만든다”고 설명했다.
과민성 장 증후군 치료의 기본은 환자의 정서적인 안정이다. 가벼운 운동과 취미 생활로 스트레스와 불안을 해소하도록 노력한다. 어떤 상황에 반응할 때는 좀 더 여유를 갖는 자세가 중요하다. 박정호 교수는 “증상이 심할 때는 증상 유형에 따라 약물치료를 하고 평소에는 식이요법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데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는 증상을 악화시키는 ‘포드맵(FODMAP)’ 음식을 줄여야 한다. 포드맵은 탄수화물 중에서 비교적 작은 크기의 분자로 이뤄진 당분 음식을 통칭한다. 이런 당분은 소장에서 완전히 흡수되지 않고 대장에서 쉽게 분해되면서 가스를 유발한다. 복통·더부룩함·설사 증상도 악화시킨다. 대표적인 포드맵 음식인 생마늘·생양파·양배추·사과·배·복숭아·유제품의 섭취를 자제하는 게 좋다. 대신에 쌀·고구마·감자나 붉은색 육류, 바나나, 오렌지, 딸기 같은 저포드맵 음식 위주로 식단을 짜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된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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