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리 원장은 특수 금속 실로 전립샘을 묶어 소변 길을 확보하는 유로리프트로 전립샘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 증상을 개선한다. 김동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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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 점수가 암 환자보다 낮아
우리나라는 50대 이상 남성의 절반 이상이 전립샘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를 경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 노화 현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방치하면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요폐나 방광 결석, 요로 감염으로 인한 전신 패혈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대처가 필수다. 심리적인 타격도 크다. 실제 운동 능력, 일상 활동, 불안·우울 등 5개 항목을 기준으로 삶의 질을 조사한 연구(임상간호연구, 2017)에서 전립샘비대증 환자의 삶의 질 점수는 암 환자보다도 낮았다.
전립샘비대증 치료는 단계별로 이뤄진다. 초기에는 남성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하거나 전립샘 근육의 긴장도를 낮추는 약물을 사용해 효과를 볼 수 있다. 만일 약을 먹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반복적인 요로 감염 등이 나타날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종전에는 전기칼이나 레이저를 이용해 커진 전립샘을 잘라내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조직 손상으로 인한 출혈이나 역행성 사정(정액이 방광으로 역류하는 현상) 등 전립샘 기능 저하의 위험이 존재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한 치료법이 2010년대 등장한 ‘유로리프트(전립샘 결찰술)’다. 조직을 절개하거나 레이저로 태우지 않고 전립샘을 묶어 요도를 넓히는 신개념 시술이다. 요도를 통해 내시경과 특수 금속 실(결찰사)을 넣은 뒤 눈으로 보면서 비대해진 전립샘을 끌어당겨 크기를 줄이는 방식이다.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데 이어 2015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지정되며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역행성 사정, 발기부전 사례 없어
유로리프트의 장점은 다양하다. 첫째, 안전성이 높다. 내시경을 이용한 전립샘절제술의 경우 역행성 사정이 75%, 발기부전은 5~10% 정도에서 발생한다. 성 기능과 관련된 근육·신경·혈관이 수술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손상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보건복지부가 신의료기술 지정을 위해 총 4편의 관련 논문을 검토한 결과, 유로리프트 시술로 인한 역행성 사정과 발기부전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통증 등 시술 후 나타나는 불편함도 2주 내 자연히 개선되는 수준이었다.
둘째, 적용 범위가 넓다. 기존 방식과 달리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도 돼 고령층과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도 안전하게 시술받을 수 있다. 출혈량이 적고 절개를 하지 않아 시술 직후 일상생활로 복귀할 만큼 회복 속도도 빠르다. 김 원장은 “내시경 절제술의 경우 지혈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3~7일가량 입원해야 한다”면서 “유로리프트는 시술 시간이 20분 정도로 짧고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 1~2시간 내 소변줄을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유로리프트에 사용되는 실은 금속 재질로 끊어지거나 늘어날 염려가 없다. 치료 효과가 반영구적이라는 의미다. 단 전립샘이 100g 이상으로 크거나 요도 중앙 부위의 전립샘이 비대할 때, 당뇨병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는 시술이 어려울 수 있다. 김 원장은 “유로리프트는 전립샘의 모양과 비대칭 정도, 요도 길이 등에 따라 효과적인 위치가 다른 만큼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며 “병원을 선택할 때도 혈액검사 등 기본적인 검사가 충실하게 이뤄지는지, 한 가지 치료법만 고집하지는 않는지 등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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