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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집 주변에 녹지 넓을수록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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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지 녹지 최다 그룹 발병률

최소 그룹보다 13~23%P 낮아

오염물질·열섬 현상 감소 효과 "

병원리포트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





집 주변의 공원 등 녹지 면적이 넓을수록 급성심근경색·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가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제1저자 서수민 연구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코호트 자료를 활용해 서울을 포함한 7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성인을 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5년을 기준으로 심뇌혈관 질환을 진단받지 않은 남녀 35만1409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국토교통부의 자료를 바탕으로 총 72개 행정구역의 공원·가로수 등 인공적으로 조성된 녹지 면적을 조사한 후 면적 순으로 대상자를 크게 네 그룹으로 나눴다. 녹지 면적이 가장 넓은 그룹의 녹지 비율은 평균 4.5%로 가장 낮은 그룹(0.2%)과 크게 차이가 났다. 이번 연구에서 자연적으로 조성된 산·숲·들판 등은 녹지로 포함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심뇌혈관 질환 없는 35만여 명 8년 관찰

이와 더불어 연구팀은 2006~2013년까지 8년간 대상자의 관상동맥 질환,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발생 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나이·성별·소득, 장애 여부, 동반 질환 등 심뇌혈관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보정한 뒤 거주 지역의 녹지 면적과 혈관 질환의 연관성을 검토했다.

그 결과 거주 지역의 녹지 면적이 가장 넓은 그룹은 가장 적은 그룹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과 관상동맥 질환, 급성심근경색의 발생 위험도가 각각 15%포인트, 17%포인트, 23%포인트 낮았다. 이뿐만이 아니라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 위험도 13%포인트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공원 등 인공적으로 조성된 녹지가 지역민의 신체 활동량 증가와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 물질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도심 지역의 녹지가 여름철 기온이 급격하게 오르는 ‘열섬 현상’을 억제해 혈관이 받는 부담을 줄이는 것도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앞서 홍콩에서 65세 이상 354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도 거주 지역의 녹지 면적이 넓을수록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과 뇌졸중 위험이 낮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박상민 교수는 “빠른 고령화와 식습관 변화 등으로 인해 국내 심뇌혈관 질환 환자는 갈수록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연구는 생활습관 등 개인적 요인뿐 아니라 거주 지역 등 환경적 요인도 개인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서수민 연구원은 “거주 지역의 녹지 면적 증가는 소득·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지역민의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도시 계획을 수립할 때 충분한 녹지 공간을 확보하는 등 정책적인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 역학 분야 국제학술지 ‘국제환경저널’ 최근호에 실렸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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