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은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3040은 세월에 대한 향수를
골칫덩어리 '폐교' 카페로 변신…감성 자극 흑백사진 '인기'
최근 몇 년간 레트로(복고) 열풍이 패션이나 디자인 영역을 넘어 식품·외식·가전 등 생활 전반에 파고들며 주로 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했다면, 과거를 재해석한 뉴트로는 경험해보지 못한 과거를 느끼고픈 1020세대의 감성까지도 말랑하게 적신다.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신선함을 경험하며 힐링하고 싶다면 제주가 '딱'이다. 먼 옛날부터 근·현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제주에서 ‘뉴트로’를 경험하자.
◆감성 온기로 채워진 어린 시절··· 폐교의 변신
지난 1993년 폐교된 명월국민학교. 골칫덩어리였던 폐교는 지난해 '카페'로 재탄생했고, 여행객에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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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하기만 했던 제주의 폐교들이 활기로 가득 찼다. 과거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국민학교'는 카페와 갤러리로 재탄생하며 지역민은 물론 제주를 찾는 여행객에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1993년 폐교된 명월국민학교(한림읍)는 20년 넘게 명월리의 애물단지였다. 마을 주민들은 고민 끝에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마을 예산을 투입해 카페로 조성했다.
지역 주민들은 학교의 옛 모습을 최대한 살렸다. 이름도 폐교 전 썼던 '국민학교' 그대로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골칫덩어리였던 폐교는 지역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추억 가득한 학창시절을 만끽하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고, 곳곳에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다.
특히 넓은 운동장이 있어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고 애견 동반도 가능하다.
표선면에 위치한 자연사랑미술관도 가시리초등학교의 공간을 활용해 사진갤러리로 꾸며 여행객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사진가 서재철의 작품을 통해 제주의 사계절을 언제든 감상할 수 있다.
학교의 옛 모습을 담은 사진 전시로 폐교의 역사까지 품어내 더욱 의미가 깊다.
◆흑과 백이 빚어낸 추억의 한 조각
선명한 색감의 사진을 스마트폰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요즘, 잊혀지던 흑백사진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면서 제주도 내 흑백사진관이 핫플레이스로 각광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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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인생의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마음, 그 예쁜 소망을 담아 우리는 사진을 남긴다.
선명한 색감의 사진을 스마트폰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요즘, 잊혀지던 흑백사진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제주의 풍경은 굳이 색감을 넣지 않아도 제주만의 느낌이 묻어난다. 흑백사진임에도 생기가 가득하다.
제주에서 인생의 한 페이지를 특별하게 기록하고 싶다면 흑백사진 전문 사진관을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제주와 아날로그의 만남은 퍽 매력적이다.
선우스타일이 제주동문시장에 오픈한 '흑백사진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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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시장에 위치한 선우스타일은 인물과 표정에 집중해 단정하고 깨끗한 흑백사진을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곱은달사진관(조천읍)에서는 제주 돌담 아래에서 아날로그 감성이 물씬 묻어나는 흑백사진을 남길 수 있다.
보통 청춘 기록실 청춘사진관(한림읍)은 제주도에 있는 사진관 중에서도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아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자그마한 건물이지만 노란색 지붕, 노란색 문이 신선한 느낌을 준다.
사진관 세 곳 모두 예약제로 진행된다. 방문 전 연락은 필수다.
◆응답하라, 그 시절 제주
복고 테마파크인 선녀와 나무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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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 테마파크인 선녀와 나무꾼은 20~30년 전 동네와 학교 그리고 제주의 전통마을을 구현한 곳이다.
기성세대들은 그리운 추억 속으로 돌아가 옛이야기를 하면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아이들은 먼 옛날 어른들이 살아왔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으며 세대 간의 격차를 좁힐 수 있다.
제주를 꼭 닮은 벽화, 물건으로 채워진 두멩이 골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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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살아있는 제주의 과거 모습을 경험하고 싶다면 일도 2동에 자리한 두멩이 골목이 제격이다.
제주를 꼭 닮은 벽화로 채워진 주택 골목 사이사이를 걷다 보면 과거의 제주로 타임슬립한 느낌이다.
소박한 벽화로 채워진 두멩이 골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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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정원-두멩이 골목’이라는 공공 미술 프로젝트에 따라 골목길 재생 사업이 추진되면서, 제주시 일도2동 주민자치위원회와 (사)탐라미술인협회·공공미술연구회, 인화·일도·동광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힘을 합쳐 골목길 초록 정원을 만들기 위해 골목길 꽃담을 조성하고 꽃 벽화를 그렸다.
이곳에서 나만의 촬영 포인트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켜켜이 쌓인 제주의 시공간
지역민의 고단함을 달래던 대중목욕탕, '반석탕'은 최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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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깊은 세월의 흔적이 묻은 건물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공간이다. 동네의 발자취를 몸에 새긴 오래된 건물이 주는 아늑함을 떠올려보면 자연스레 입가엔 웃음이 번진다.
남성마을에도 그런 공간이 있다.
제주민의 일상 속에서 함께 숨을 쉬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주민의 기억에서 잊혀질 뻔했던 곳이 마을의 역사와 제주의 감성으로 채워지며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지역민의 고단함을 달래던 대중목욕탕 '반석탕'이 그렇다.
남성마을의 역사를 감각적으로 풀어내는 복합문화공간 '반석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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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석탕은 복개된 소용천을 따라 형성된 제주시 남성마을의 유일한 대중목욕탕이었다. 1974년 개장해 40여년간 남성마을 주민들의 피로를 풀어주었던 반석탕은 2009년까지 마을 사람들의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해왔다.
문을 닫은 2010년부터는 근 10년간 유휴공간으로 방치돼 왔지만 젊은 문화 기획자의 손길을 거쳐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목욕탕 구조도 그대로 유지한 채 매표실, 목욕탕 안, 탈의실 등 곳곳마다 작품을 설치해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기수정 기자 violet170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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