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이 3년 만에 졸업장을 받았다.

단원고등학교는 12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강당에서 유은혜 교육부 장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장, 유가족, 학생,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4·16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명예 졸업식을 열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를 타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다 희생된 단원고 2학년 학생 250명이 이날 졸업장을 받았다. 당시 세월호에는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이 승선해 있었고 이 중 세월호 침몰로 250명이 희생됐다. 세월호 사고가 없었다면 2016년 졸업했을 학생들이다.

교육당국은 2016년 졸업식 때 명예졸업을 추진했으나 "미수습 학생들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미뤄달라"는 유족 측 요청으로 미뤄오다 올해 졸업식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명예졸업식을 치렀다.

희생 학생들을 대신해 강당 의자에 앉은 학부모들은 양동영 단원고 교장이 희생 학생들의 이름을 1반부터 차례로 부르자 눈물을 쏟아냈다. 희생 학생들의 후배 졸업생, 단원고 재학생들도 눈시울을 적시며 선배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졸업식이 끝나자 유족들은 노란 보자기에 싸인 졸업장과 졸업앨범, 학교가 준비한 꽃다발을 나눠 들고 강당을 나서 운동장 옆 세월호 참사 추모조형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족들은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에 강당 앞을 쉽사리 떠나지 못하고 서로 안아주고 등을 토닥여주며 위로했다.

고(故) 신호성 군의 교복을 입고 졸업식에 참석한 정구자 씨는 "아들의 냄새를 잊지 못해 지금까지 교복을 한번도 빨지 못했다"라며 "아들이 졸업장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며 이 교복을 입었다"라고 말했다. 졸업식 내내 눈물을 훔치며 지켜본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부모님들 뵙고 인사드리겠다 생각하고 왔는데 어떤 말씀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아직 우리가 해결해야 많은 일 남은 거 알고 있다. 부총리로서,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시신은 대부분 발견됐지만 2학년 6반 남현철 군과 박영인 군, 교사 양승진 씨 등 3명의 시신은 끝내 수습하지 못했다.

[안산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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