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상가에 폐점정리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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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감소는 자영업 붕괴 조짐"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총 161만4000명으로 조사됐다. 전년 동월대비 4만9000명(-2.9%) 줄었다. 감소 폭은 직원을 고용하지 않은 자영업자(1만2000명, -0.3%)나 무급 가족 종사자(1만2000명, -1.3%)보다 더 컸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12월에도 2만6000명이 줄었다. 2017년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자영업자 중에서도 직원을 고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비교적 형편이 나은 이들마저 취업자가 감소하기 시작하자 자영업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주로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 포진해 있는데, 이들 업종에서 취업자가 감소한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에 영향을 준 흔적은 산업별·직업별 취업자 동향에서도 나타났다.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비교적 많은 제조업,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사업시설관리업 등에서 모두 취업자가 줄었다. 직업별로도 단순노무종사자 11만8000명(-3.6%),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종사자 18만4000명(-5.8%)이 각각 감소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4만9000명 줄고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만 10만7000명이 줄어든 결과는 지난 한 해 최저임금 인상을 버틴 자영업자들이 더는 버티지 못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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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만 넘긴 구직단념자…"구직 피로도 임계점 넘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집에서 육아·가사를 하거나 학교·학원에 다니는 등의 활동도 없었던 '쉬었음' 인구도 13만3000명(6.6%) 늘어난 214만1000명에 달했다. 국가통계포털에서 확인 가능한 2003년 이후 가장 많다. 특히 '쉬었음' 인구 증가율은 한창 직장을 구할 나이인 청년층(15~29세)과 30~39세에서 각각 11.1%, 16.9%로 가장 높았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구직 피로도가 임계점을 넘어서면 구직을 아예 포기하기 시작한다"며 "구직 활동이 필요한 사람이 노동시장 밖으로 이탈하고 있는 현상이라면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주력 산업이 붕괴하고 최저임금 인상을 필두로 한 각종 비용이 늘어난 결과, 모든 고용 지표가 나빠졌다"며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 온 고용·일자리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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