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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에베레스트보다 더한 장벽 온다" 트럼프 '셧다운' 싸움 끝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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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지키는 신성한 업무 완수할 것"

국경 장벽 건설에 대한 자신감 표현

기대에 못 미치는 의회 예산안 수용

지지율 하락 등 의식한 행보로 보여

국경 장벽 예산안에 대한 서명 기한(2월15일)이 임박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요구안에 못 미치는 양당 합의안에 서명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로써 최악의 시나리오로 우려됐던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재개는 피하게 될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의회 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주요 카운티 보완관 및 주요 도시 책임자 협회 합동 콘퍼런스에 참석해 국경 장벽에 대해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는 것이 더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숙원사업인 장벽 건설을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에 비유한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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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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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 나라와 국민을 지키겠다는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며 “장벽이 오고 있다. 그것은 거대한 벽이다. 그리고 그것은 사람들이 쉽게 통과할 수 없는 벽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는 일이 더 쉬울 것이다”고 강조했다. 장벽 건설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조만간 셧다운 사태가 종지부를 찍을 것이란 메시지도 담은 발언이다.

앞서 미국 CNN 방송도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 재발을 막기 위해 의회가 합의한 예산안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나눈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12일 각료 회의 자리에서도 “(의회 합의안에 대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여러분이 셧다운을 다시 볼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안이 만족스럽진 않음에도 불구하고 합의안을 승인하겠다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대통령이 예산안을 승인하면 최악의 시나리오인 ‘셧다운 재개’는 피할 수 있게 된다. 지난 11일 민주당과 공화당은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 예산 13억7500만달러 배정하는 예산안에 합의했다. 이는 애초 대선 공약 착수를 위해 트럼프가 올해 요구한 57억달러(약 6조41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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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해 12월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 두 번째)과 함께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당시 민주당 원내대표, 왼쪽),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만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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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요구에 못미치는 예산안을 트럼프가 수용할 뜻을 내비친 것은 셧다운 사태를 둘러싼 ‘트럼프 책임론’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백악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이어진 셧다운은 미 경제에 매주 12억 달러 손실을 가져온 것으로 추산됐다.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운 셧다운으로 연방정부 공무원 80만명이 급여를 받지 못한 것은 물론, 공공기관 업무가 중단되는 등 많은 불편을 초래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난달 26일 셧다운을 3주간 일시 해제했다. 셧다운이 재개될 경우 여론 악화와 지지율 하락을 의식한 공화당도 대통령에게 합의안 승인을 강력히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문제가 일단락되는대로 외교 업적 쌓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은 최근 한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방위비 분담금이 크게 증액된 것에 대해 언급하며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달 27~28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열릴 예정인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도 속도를 내게 될 전망이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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