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2 (토)

낙태 찬반 논하기 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 '피임 교육'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낙태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낙태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성교육이나 피임 등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피임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이는 여성만의 일이 아니라 남성이 함께 고민할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를 보면 피임비실천율은 지난해 7.3%로 나타났다. 2011년 조사 당시 19.7%와 비교해 절반 이상 감소한 것이다. 여성의 콘돔 사용률은 2011년 37.5%에서 2018년 74.2%로 급증했다. 청소년 건강행태 온라인 조사에서 나타난 청소년 성경험자의 피임실천율도 2014년 43.6%에서 2016년 51.9%로 올라섰다.

그러나 20대 이하 연령에서 남성 피임실천율이 여성보다 다소 낮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세계일보

피임을 항상 하거나 대부분 하는 경우는 여성 본인이 63.3%, 파트너가 68.4%로 남성이 더 많았다. 그러나 19세 이하에서는 여성 본인이 83.8%였고, 파트너가 80.9%로 더 낮았다. 20대에서도 여성 본인 79.4%, 파트너 77.6%로 차이를 보였다.

피임을 하지 않거나 못한 이유로 19세 이하와 미혼은 피임도구를 준비하지 못해서라는 응답 외에 파트너가 피임을 원하지 않아서가 약 30%를 차지했다.

제대로 피임을 하지 않으면 원치 않는 임신과 낙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낙태 경험이 있는 여성들은 임신 당시 질외사정법·월경주기법과 같은 불완전한 피임 방법을 사용(47.1%)했다는 답이 많았다. 피임하지 않은 경우도 40.2%에 달했다. 콘돔, 자궁 내 장치 등 피임을 제대로 한 비율은 12.7%였다.

피임을 하지 않은 이유로 “임신이 쉽게 될 것 같지 않아서”가 50.6%로 가장 많이 꼽았다. “피임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라는 응답도 12%였다. 60% 이상이 임신과 피임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72.5%가 인터넷과 언론매체에서, 29.7%가 친구, 선후배 등 지인을 통해 피임 정보를 얻는다는 조사 결과는 공신력 있는 정보를 얻을 통로가 제한돼 있음을 보여준다.

낙태 경험이 있는 여성들은 성교육 및 피임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낙태와 관련해 국가가 해야 할 우선과제로 가장 많은 26.2%가 ‘원하지 않는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성교육 및 피임교육’을 꼽았다. 임신을 한 여성들도 교육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30%로 가장 많았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