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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가부장 사회의 폭력을 그린 '벌새'… 베를린 감성을 파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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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네라치온 14+ 大賞 김보라 감독 "예상 못한 상 받으니 얼떨떨"

조선일보

첫 장편 데뷔작인 ‘벌새’로 베를린영화제 ‘게네라치온 14 ’ 부문 국제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김보라 감독. /구세미씨 제공


"정신이 없네요. 완전 '멘붕' 상태예요."

지난 16일 제69회 베를린영화제에서 '게네라치온 14+' 부문 국제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벌새'의 김보라(38) 감독이 웃으며 말했다. '벌새'는 성수대교가 무너진 1994년 서울을 살아가는 중학생 은희의 삶을 그린 영화. 가부장제 사회에서 일상의 폭력을 견디는 여성들의 삶을 파고들었다. 김 감독은 "국적을 불문하고 여성 관객들이 뜨겁게 호응해줬다"고 했다. 대학원 시절 중학교 때로 돌아가는 악몽을 꾸면서 시나리오를 썼다. 김 감독도 1994년 당시 중학생이었다.

'게네라치온 14+' 부문은 아이들과 청소년을 소재로 한 영화를 주로 초청한다. 심사위원 대상은 트로피 대신 독일연방공민교육국이 주는 7500유로(약 950만원)를 상금으로 받는다. "자기만의 공간을 찾으려는 소녀의 모습을 정교한 스타일과 절제미로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김 감독은 "게네라치온 부문으로 초청받아 처음엔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성장 영화이긴 하지만 한국의 여러 사회상을 드러내는 영화거든요." 뜻밖의 수상 소식에 고민은 눈 녹듯 사라졌다. 김 감독은 "영화제에 초청돼 베를린에 온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상까지 받게 돼 기쁘다"면서 "영화를 통해 내가 세상에서 느낀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베를린=황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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