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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메르켈 "미국이 주도한 국제질서 산산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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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안보회의서 美 펜스와 만나… 러 가스관·이란문제 등 정면충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6일(현지 시각)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각종 국제 현안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1963년 시작된 뮌헨안보회의는 주요국 정상과 외교·국방장관이 참석해 외교·안보 정책을 논하는 자리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 가스관 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가 러시아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미국의 우려에 대해 "러시아를 정치적으로 배제해서는 안 되며, 러시아를 신뢰할 수 없는 에너지 공급 국가라고 가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영회사가 진행하는 '노르트 스트림2'는 러시아로부터 독일로 발트해를 가로질러 직접 가스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메르켈 총리는 중동 문제에 대해서도 "시리아에서 미군이 철수하면 이 지역에서 러시아와 이란의 영향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이 탈퇴한 이란 핵 합의를 유지해야 하고, 미국이 이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도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주요 외교정책에 대해 우려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미국 상무부가 수입 자동차가 안보 위협이 된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독일 차가 미국에 안보 위협으로 간주된다면 우리는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대해 "산산조각이 났다"고 했다.

이어 연설에 나선 펜스 부통령은 메르켈 총리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펜스 부통령은 "에너지를 통해 우리 동맹을 분열시키는 (러시아의) 노력에 강하게 저항해 왔다"면서 노르트 스트림2에 유럽 동맹국들이 반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우리 동맹국들이 동유럽에 의존하게 되면 우리는 서구의 방어를 보장할 수 없다"며 러시아를 경계했다. 펜스 부통령은 유럽 국가들의 이란 핵 합의 탈퇴를 촉구하면서 "동맹국들이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약화시킨다"고 비판했다.





[유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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