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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사설] 북미 ‘하노이’ 막판 협상, ‘영변+ α’ 성과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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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길 고대한다”며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베트남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낙관론을 편 것은 과장하길 좋아하는 그의 성격을 감안해도 일단 청신호다. 선발대의 준비 작업도 순조롭다. 양측의 의전 책임자인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과 대니얼 월시 미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이미 하노이에 도착, 동선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합의문을 작성할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실무협상도 곧 재개된다.

실질적 성과를 낼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제재 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고 밝혔다. 북한으로부터 더 많은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기 위한 취지의 발언이겠지만 ‘완전한 비핵화 전엔 제재 완화도 없다’던 그 동안의 입장에 비하면 매우 전향적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영변과 ‘+α’의 핵ㆍ미사일 시설 폐기ㆍ검증 등 비핵화 조치와 금강산관광ㆍ개성공단 재개 등 일부 제재 완화의 빅딜이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는 “비핵화뿐 아니라 한반도에 안보ㆍ평화 메커니즘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설치, 다자협의 틀과 시간표까지 가시화한다면 회담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역사적인 분수령이 될 것이다.

김 위원장이 회담에 앞서 25일 국빈방문으로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과 만날 것이란 소식도 고무적이다. 베트남은 북한처럼 사회주의 국가이고 미국과 전쟁도 치렀지만 개방을 통한 경제 발전으로 동남아의 강국으로 부상했다. 김 위원장은 베트남에서 북한의 미래를 볼 수도 있다.

회담의 성공은 실무협상 결과에 달렸다. 양쪽 모두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는 끝장 협상으로 최대치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 검증이 수반되지 않는 비핵화와 전체 비핵화 로드맵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의 제재 완화에 합의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북한도 미국이 담대한 양보를 한 만큼 통 큰 결단으로 경제 발전의 길로 가는 마지막 기회를 잡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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