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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잊힌 의병장 묘소...지원은 하면서 위치는 확인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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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은 3·1 운동 100주년 기획으로 시청자의 제보를 바탕으로 잊혀진 독립유공자의 묘소를 찾아 나가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보내준 내용 가운데는 이런 황당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조선의 26대 왕이자 대한제국 초대 황제인 고종이 내린 것으로 보이는 칙서입니다.

의병장 윤자형.

을사늑약 이후 일제에 맞서 지리산을 중심으로 2년 동안 항전을 벌였습니다.

정부는 고인의 공훈을 기려 지난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수여했지만, 그가 어디에 안장됐는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YTN이 잊혀진 독립 유공자 묘소를 찾는다는 보도를 보고 윤자형 지사 후손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직접 현장에 가봤습니다.

충남 예산군 예산읍 관작리 산 11번지.

묘비에는 그의 이름 석 자와 공적이 빼곡히 담겨 있습니다.

후손들이 이곳에 유공자를 안장한 건 지난 1939년입니다.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인데, 후손들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이장도 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국가보훈처 기록에는 '확인불능', 주소를 모른다고 돼 있습니다.

보훈처는 지난 1991년 자치단체와 함께 유공자 묘소를 정비하라고 각각 백만 원씩, 모두 2백만 원을 지원까지 해줬습니다.

정부가 비용까지 챙겨주고도 정작 묘소 위치는 제대로 물어보지 않은 것입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 : 증손자는 저희 쪽에 등록이 안 돼 있어서. 이분(돌아가신 후손)한테 계속 안내가 나가도(못 받은 거죠). 안내는 계속 내보내긴 했어요. (등록된) 집 주소로 계속 내보냈었거든요. 근데 연락이 안 되니까 저희가 찾을 수가 없어서….]

지난 2015년부터 독립유공자 묘소 위치를 4년째 전수 조사하고 있지만, 윤 지사의 묘소는 누락했습니다.

[윤정기 / 증손자 : 그 사람들(보훈처)이 알려고 하면 우리 주소 다 알고 그러니까 했을 텐데. 전혀 연락이 안 왔어요. 주소는 (거기) 다 있거든요. 할아버지 등록번호가 다 있고 하니까.]

산에 길이 나면서 묘소 가는 길이 끊겨, 작은 계단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했을 때는 기관마다 책임을 서로 떠넘기기 바빴다고 했습니다.

[윤흥기 / 증손자 : 독립 활동하신 애국지사 묘소가 바로 위에 있는데도 이런 계단 몇 개 해주는 게 예산이 없어서 못 해준다고 하니까. 후손 입장에서는 정말 화나는 겁니다.]

훈장은 받았어도 어디에 안장됐는지 모르는 독립유공자는 국내에만 8천여 명.

YTN은 잊혀진 항일 투사의 자취를 계속해서 찾아 나서겠습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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