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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한국당 전대 ‘역컨벤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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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연설회, 태극기 집회 방불…“나가라” “빨갱이” “문재인 탄핵” 난장판

김진태 “난 종북 저격수”…오세훈 “지나치면 역풍”…황교안 “TK 예산만 깎여”

경향신문

보수·진보단체 ‘퍼포먼스 대결’ 자유한국당이 18일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한 2·27 전당대회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에 앞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엑스코 건물 앞 바닥에 대형 태극기를 깔고 ‘5·18 유공자 명단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왼쪽 사진). 대구·경북 지역 66개 시민사회단체가 이날 엑스코 앞에서 ‘5·18 망언’ 당사자들인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제명을 촉구하며 이들의 사진을 쓰레기봉지에 넣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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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오세훈·김진태 등 당 대표 후보들이 18일 보수진영의 근거지인 대구를 찾았다. 전당대회가 ‘5·18 망언’ 극우 행보와 태극기부대의 통제되지 않는 행태로 당 안팎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책임당원 30%가량을 차지해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대구·경북(TK) 현장의 퇴행적 분위기는 극에 달했다.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율 추락이 재확인되면서 ‘역컨벤션 효과’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당 전당대회 TK 합동연설회는 태극기집회 현장을 방불케 했다.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이 객석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했다. ‘한국당은 광주의 망령 범죄집단 하수인인가’ ‘자위권 차원에서 5·18 발포는 정당했다’ 등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극단적 내용이 담긴 현수막·팻말도 보였다. 우파 단체 ‘태사단’(태극기를 사랑하는 단체)은 연설회장 밖에 대형 태극기를 깔았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말을 하러 연단에 서자 “나가라” “빨갱이” “탄핵 부역자” 등 고성과 욕설이 쏟아지면서, 김 비대위원장이 “조용히 해달라”고 맞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결국 김 위원장은 1분여간 연설을 중단했다. ‘5·18 망언’ 의원들을 징계한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첫 연설자로 나선 김진태 후보는 “왜 저 김진태를 끌어내리려고 난리겠는가”라며 “종북 저격수 김진태는 좌파정권의 생리를 가장 잘 알아 이기는 법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지자들의 환호를 두고는 “여러분이 지금 보고 있는 게 당심이자 민심”이라고 주장했다.

오세훈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더 가깝다고 하면 국민들이 표를 주느냐”며 ‘박근혜 극복’을 강조했다. 황교안 후보를 겨냥해선 “탄핵 총리로는 수도권은 필패”라며 “이미 일각에선 친박신당 말이 나온다. 우리는 여전히 친박논쟁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또 “문재인 정권에 대한 투쟁이 지나치거나 실수하면 5·18 논란처럼 거대한 역풍을 불러올 뿐”이라고 했다.

대세론의 황교안 후보는 “전국 예산이 다 늘었는데 TK 예산만 깎였다.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은 반토막이 났다. 울진 신한울 원전은 대통령 한마디에 ‘올스톱’됐다. 이 정권을 이대로 놓아둘 수 있느냐”고 했다. 5·18 망언 당사자인 김순례 최고위원 후보가 등장하자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이 환호했다. 김순례 후보는 “제가 매일 죽고 있다. 자고 나면 저는 죽어 있다”며 “저는 살고 싶다. 살아나야겠다”고 했다.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문재인 탄핵”을 외칠 때마다 객석에선 “탄핵하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한국당 전대 레이스는 여론에서 멀어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1~15일 전국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3.7%포인트 떨어진 25.2%로 집계됐다(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특히 지역별 조사상 TK에서 13.6%포인트 하락해 ‘마이너스(-) 전대’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 |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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