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한용운의 매천 선생 추모시 첫 공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문화재청 ‘100년 전 그날’

황현 ‘절명시’ 실물자료도

경향신문

매천 황현 선생이 자결하면서 남긴 절명시(위 사진)와 만해 한용운 선생이 쓴 매천 선생 추모시. 문화재청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어지러운 세상에 떠밀려 백발의 나이에 이르도록(亂離滾到白頭年) 몇번이나 목숨을 끊으려다가 이루지 못했네(幾合捐生却未然). 이제 더는 어쩔 수가 없으니(今日眞成無可奈)….” 우국지사인 매천 황현 선생(1855~1910)이 1910년 경술국치를 맞아 자결하면서 남긴 절명시이다.

만해 한용운 선생(1879~1944)은 황현 선생의 순국에 감동해 1914년 추모시(‘매천선생’)를 유족들에게 전달했다. “의리로 나라의 은혜를 영원히 갚으시니(就義從容永報國) 한번 죽음은 역사의 영원한 꽃으로 피어나네(一暝萬古劫花新)….”

문화재청이 19일부터 3월14일까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개최하는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 특별전은 ‘매천 황현’의 유물로 시작한다. 황현 선생 후손들이 100년 넘게 소장해오다가 이번에 최초로 공개하는 자료(복제본)들이다. 이 중 ‘절명시’는 일각에서 흑백 복사본으로 전해져왔지만 실물자료가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친필글씨가 처음 공개되는 한용운 선생의 추모시 ‘매천선생’도 그동안 다른 사람의 글씨로만 전해져왔다. 그동안 알려진 추모시들과도 상당 부분 다르다. 우선 제목부터 이번에 공개된 <사해형제>에는 ‘매천선생’이라고 했지만 지금까지는 ‘황매천’으로 잘못 알려져왔다. 또 추모시의 3번째 구도 ‘막류부진천대한(莫留不盡泉坮恨)’ 혹은 ‘막류부진종대한(莫留不盡宗臺恨)’ 등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공개된 친필시는 ‘막류천대부진한(莫留泉坮不盡恨)’이라 했다. 황현 선생이 안중근 의사(1879~1910)의 공판기록과 안 의사의 시 등을 스크랩하고 밑줄까지 표시한 <수택존언(手澤存言)>도 첫선을 보인다. 홍영기 순천대 교수는 “그동안 다른 이의 글씨로, 내용으로 널리 알려진 매천 선생과 만해 선생의 친필글씨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처음 공개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환 선임기자 lkh@l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