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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이시한, 취업계 2년 연속 트렌드 예측 경향성 소름 돋는 적중, ‘문어시한’이 떴다 - 인터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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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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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현대자동차그룹의 신입사원 공채 폐지 소식이 알려지며 수많은 취업준비생과 예비 졸업생들은 어리둥절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수시채용으로 바뀌는 경우 자신에게 불리한 것인지 유리한 것인지 자체를 가늠할 수 없는데다가,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 비교적 명확한 공채에 비해, 수시채용을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도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다른 기업에서도 이런 경향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데에 있다. 그런데 이런 경향성을 예측해서 화제가 된 인물이 있다. 성신여대 겸임교수이자 ‘이시한닷컴’이라는 취업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이시한 교수다.

지난해 12월 서울시립대, 동국대, 한국외대 등 서울 안에 있는 11개 대학을 순회하며 한 2019년 채용 경향성 예측 특강에서 정확하게 현대차 공채 폐지를 예측했으며, 앞으로 수시채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은 바 있다. 그리고 그 전 해에 트렌드 예측 특강에서는 공기업에서 자기소개서의 중요성이 급감할 것이라고 했는데, 2018년 상반기 코레일 공채에서 아예 자기소개서를 안 받으면서 이 예측을 뒷받침한 적이 있었다.

취준생들 사이에서는 예측이 아니라 예언 수준이라며 ‘문어영표’에 버금가는 ‘문어시한’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는 이시한 교수에게 2019년 취준생들이 어떻게 대비하는 것이 좋을지 물어보았다.

Q : 단도직입적으로 취준생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부터 물어볼게요. 도대체 현대차 공채 폐지를 어떻게 예측하신 건가요?

A : 현대차 같은 경우 작년 말부터 공채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계속 보냈습니다. 기업의 공채라는 게 사기업의 영역이니까 기업 마음대로 해도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국에서의 대기업 공채는 약간은 공공성을 가지잖아요. 그래서 갑자기 채용 전형을 바꾸면 사회적 저항에 부딪히기도 하거든요. 대표적으로 2014년에 있었던 삼성의 대학 총장 추천 채용제 같은 경우는 발표된 지 보름 여 만에 각 여론의 반발에 부딪혀 취소된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기업들은 채용 전형을 급격하게 바꾸는 경우 그 전부터 살짝 살짝 신호를 보내며 여론의 추이를 살핍니다. 이런 신호를 잘 분석하면 어느 정도 채용의 변화를 예측할 수가 있습니다.

Q : 공채 폐지는 취준생에게 유리할까요? 불리할까요?

A : 전반적으로는 불리합니다. 크게 두 가지 면이 있는 데 첫 번째는 인원 문제예요.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채용을 진행한다는 것은 그때그때 필요한 인원을 상정해서 채용을 진행하는 건데 아무래도 공채에서 뽑는 인원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많습니다. 솔직히 급감한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아요.

Q : 기업들은 결코 채용 인원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라고 얘기하지 않습니까?

A : 채용 방법을 바꾸면서 채용 인원이 줄어드는 방법이라고 얘기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그리고 아마 처음 한 두 해는 가능한 어느 정도 인원을 맞추려고 노력할 텐데, 점점 줄어들게 되죠. 공채의 경우 채용 인원은 ‘몇 명 뽑는다’ 발표도 하고 다른 기업의 채용 인원과 비교하는 기사도 나오고 그러면서 어느 정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감에 대한 압박이 있는데, 수시채용 인원은 아무도 몰라요. 심지어 그 해 어디서 결원이 나고 몇 명이나 더 필요할지 기업별, 부서별로도 다 다르니까 인사부서에서도 모를 겁니다.

그러니 압박 없이 채용 인원을 설정하면 기업의 T.O.는 줄 수 밖에 없어요. 그리고 어차피 부서에서 모자라다고 아무리 말해도 원래 인원은 잘 안 뽑아 주잖아요. 인력이 남아도는 부서는 없죠. 늘 부족한 게 인원이니까요. 필요한 인력이 있다고 무조건 뽑는 것도 아니란 말이죠.

Q : 두 번째 부정적인 면은 무엇인가요?

A : 수시채용은 경력직 위주로 채용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는 점이예요. 한 부서에 사람이 필요하다고 가정해보면, 일단 그 부서에 필요한 사람의 조건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 그 부서에서 새로 맡은 일 때문에 바이럴 마케팅에 대해서 아는 사람을 뽑고 싶다든가, 원래 있던 사람이 나갔는데 그 사람이 디자인적인 면을 담당했기 때문에 디자인을 담당하는 사람을 뽑는다든가 하는 식으로 니즈가 분명하죠. 그런데 대졸 신규의 경우 그 니즈에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 어디에서도 증명된 바가 없어요. 반면 경력직은 단 1년이라도 그런 업무를 맡았다면 어느 정도 직무를 맡을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 되죠. 당장 업무에 투입할 수도 있어요.

공채가 여러 면에서 우수한 인재를 뽑아서 한 직무를 가르쳐가며 인재를 키워내는 구조라면 수시채용은 직무에 특화된 사람을 뽑아 바로 일을 시키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수시채용에서 대졸 신규 공채의 지분은 제도가 시행될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팀장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자신이 직접 일을 시킬 바로 밑의 직속 부하를 뽑는데 막 대학 졸업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해맑은 얼굴을 한 친구랑, 그 업무에 1년 정도 종사해서 바로 내일부터 일할 수 있는 사람 중에 누굴 뽑을 것인가는 전혀 고민 되는 선택이 아니거든요.

Q : 10대 기업 가운데에서는 현대차가 제일 처음 시작하는 겁니다. 여기에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 : 현대차는 최근 들어 시장 점유율 하락,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의 확대 등 사업이 부진하고, 무엇보다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 센터, 그러니까 옛 한전부지에 지어지는 현대차의 105층 건물이 인·허가 단축으로 2019년에 착공하게 될 예정입니다. 무려 3조 7,000억원이 들어가는 사업인데요, 이로 인해 현대차 그룹의 자금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채용의 경우 필요할 때 필요한 사람만 뽑아서 쓰는 효율성을 따지게 되겠죠. 이번 달 17일에는 기아차 생산직 채용이 경영 상황이 안 좋아져서 보류되고 있다는 뉴스도 전해졌죠.

Q : 취준생들의 관심은 이게 현대차로만 그칠 것인가 다른 기업도 영향을 줄 것인가 하는 점이거든요?

A : 사실 이건 현대차 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현재 한국 경제가 그렇게 순항하고 있지는 않잖아요. 한 마디로 눈에 띄게 잘되는 사업이 많지 않습니다. 현대·기아차의 공채 폐지 소식이 전해진 이후로 여러 대기업들에서 공채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후속 뉴스가 속속 올라오고 있잖아요.

그리고 갈수록 AI로 인한 자동화가 되어가고 생산성을 따져가는 환경이니 만큼 기업은 채용 인원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크게 보면 공채는 점점 없어지고 수시채용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많아요. 하지만 미시적으로는 한국적인 특성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공채가 유지될 겁니다.

Q : 한국적인 상황이라는 게 뭔가요?

A : 우선 일자리가 부족하고 실업이 화두가 된 최근의 분위기 때문에 여론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분위기죠. 채용은 일종의 사회적 의무이자 책임이라는 거예요. 그리고 정치권 역시 일자리 문제를 화두로 가지고 있는 만큼 기업들에 어느 정도 압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여요.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채용비리죠. 공채는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만큼 일정이나 인원도 공개되어 있고, 필기 시험처럼 객관적인 프로세스도 가지고 있죠. 하지만 수시채용은 보통 서류와 면접으로 이루어지고, 언제 몇 명을 뽑는 지도 모르게 지나가는 경우도 있어서 이게 잘못하면 아는 사람들의 일자리 나눠 먹기 잔치로 끝날 수도 있다는 점이예요. 지난 몇 년 간 채용 비리 때문에 크게 혼란을 겪은 기업의 인사부서 쪽에서는 오해의 여지가 있는 채용 방법을 무리해서 추진하지는 않을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취준생들이 취할만한 가장 효과적인 취업 준비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인터뷰가 ②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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