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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호텔 갤러리 시대…미술품이 효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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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해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가 열린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객실에 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 제공 =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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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 팜스카지노호텔 바(Bar)에 가면 영국 작가 데이미언 허스트 상어 작품 '언노운(Unknown)' 앞에서 술을 마실 수 있다. 죽은 상어를 포름알데히드용액 수조에 박제하듯 들여놓은 이 작품 가격은 한때 100억원대에 육박했던 인기 시리즈다.

허스트는 이 바의 컵받침과 성냥개비, 칵테일 젓는 막대까지 디자인했다. 2년간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해 재개장한 이 카지노호텔은 앤디 워홀, 장미셸 바스키아, 무라카미 다카시, 카우스 등 유명 작가의 대작을 구석구석에 전시해 세계인의 발길을 끌었다.

국내 호텔들도 미술품 전시로 품격을 높이고 있다. 인천 영종도 카지노호텔인 파라다이스시티는 현대미술 거장인 제프 쿤스, 데이미언 허스트, 구사마 야요이 대작을 설치해 문화예술 호텔로 자리매김했다. 서머셋팰리스서울은 레지나갤러리와 손잡고 로비와 복도에 젊은 작가들의 그림을 전시해 호텔 분위기를 살리고 판매를 도와주고 있다. 서울 홍대 앞 라이즈호텔은 지난해 아리리오 갤러리를 유치해 미술품을 품은 공간이 됐다.

미술과 호텔의 공존은 이제 대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텔에 설치할 미술작품 수준을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아트페어 등 미술 행사도 적극 유치하고 있다. 비수기에 호텔 객실을 미술품 전시 부스로 판매할 수 있고 컬렉터들의 방문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28일부터 3월 3일까지 제18회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 장소가 된다. 박영덕화랑, 표갤러리, 금산갤러리 등 국내 갤러리들과 일본, 중국, 대만, 싱가포르, 스웨덴, 미국 등 10개국 갤러리 60여 곳이 71개 객실을 미술품으로 장식할 예정이다.

한국 실험 미술을 이끌었던 강국진·김구림 작가의 오마주전, 영혼이 이탈한 듯한 인물화로 알려진 일본 작가 히노 고레이코 특별전, 김창겸·금민정·한승구 작가의 미디어아트 3인전, 중국 최대 도자기 특구인 경덕진 작가 특별전, 일본 에도시대 판화 우키요에 특별전 등이 열린다. 객실 곳곳에서 '러브(LOVE)' 시리즈로 유명한 미국 조각가 로버트 인디애나, 한국 단색화 거장 박서보, 물방울 작가 김창열 등 인기 작가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아트페어 메인 포스터 작가로는 팝아트적이며 독특한 캐릭터를 선보이는 쿤(KUN·본명 강연석)이 선정됐다. 디자인, 회화, 그래픽, 캐릭터, 일러스트, 출판, 인테리어, 패션, 제품, 아트토이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내 주요 컬렉터들을 유치하기 위해 예술과 맛집을 결합한 '아트&고메 투어'도 처음 시도한다. 부산 미술관과 갤러리 관람에 부산 지역 맛집인 비비비당 찻집, 해초록, 해운대암소갈비, 금수복국, 풍원장, 남포동거리, 자갈치시장 등 식도락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홍보대사인 이상봉 디자이너, 한젬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함께하는 선상파티도 준비돼 있다.

호텔 아트페어는 마이애미와 도쿄, 홍콩 등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미술 장터다. 관람객들은 집과 비슷한 공간인 호텔 객실에 걸린 그림을 보고 선택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갤러리 입장에선 저비용·고효율 아트페어다.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 부스비는 300만~400만원대로 4일간 객실료와 비슷하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리는 국내 대표 아트페어인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 부스비는 1000만~ 4200만원이다.

아시아 호텔 아트페어를 주최하는 황달성 금산갤러리 대표는 "매년 관람객이 1만여 명으로 20억~25억원 매출을 올린다. 저비용으로 젊은 작가들 작품을 팔 수 있어 손해를 보지 않았다. 이번에는 부산 작가를 발탁해 서울과 외국으로 진출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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