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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청년 해외진출, 현지인 함께 교육하면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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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외교관 생활 마치고 퇴임한 송금영 전 주탄자니아 대사

경향신문

“1990년대 초반 처음 해외근무를 시작할 당시 현대자동차의 포니가 막 해외시장을 뚫기 시작할 때였는데, 지금은 어딜 가나 한국차와 한국 제품을 볼 수 있습니다. 주가상황판을 보니 달라진 한국의 경제적 위상을 보는 것 같아 감회가 새롭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만난 송금영 전 주탄자니아 대사(61·사진)가 로비의 주가상황판을 보며 한 얘기다.

송 전 대사는 28년간의 외교관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말 정년퇴임했다. 1990년 외교부에 처음 발을 디딘 송 전 지사의 공직생활은 한국 외교사의 확장기와 궤를 같이한다.

구소련이 붕괴되고 북방정책을 통해 수교국가를 대폭 확대하던 때였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도 이즈음부터 많아졌다. 송 전 대사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구소련 공산국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 경험을 살려 <러시아 동북아 진출과 한반도 정책>(2004)을 펴냈고, 지난해 <유라시아를 정복한 유목민 이야기>를 썼다.

송 전 대사는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외국인들이 한반도 비핵화, 북·미관계, 북한의 개방 등에 대해 많이 묻는다”며 “그만큼 한반도가 세계와 동북아 평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본격 경제개발을 추구하면 한국의 정치경제적 위상도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오랫동안 해외생활을 해온 그는 한국인과 기업들의 해외진출 필요성을 강조했다. 송 전 대사는 “향후 한국 기업의 해외진출이 갈수록 많아지고, 우리 젊은이들도 해외에서 많이 일하게 될 것”이라며 “지난 28년간 해온 공적개발원조(ODA)는 외국형 모델을 따라간 건데 이제는 한국 상황에 맞는 ODA를 연구·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이용한 민간 재원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재원이 결합하는 형태의 ‘민관합작투자사업(Public-private Partnership·PPP)’을 예로 들었다. 실제 탄자니아에서는 국내 방송사와 코이카 재원 등이 투입되는 미디어센터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탄자니아 정부는 이 센터에서 e러닝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급하고 그 수익으로 센터를 운영할 방침이다. 또 기아자동차는 코이카와 함께 에티오피아와 케냐에 자동차정비센터를 세웠다. 이 센터는 현지에서 자동차 정비기술을 보급하면서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 때 차량정비 도움도 줄 수 있다.

송 전 대사는 “개도국이 주인의식을 갖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민간투자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PPP 모델을 적극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ODA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잘 연구하고 공청회를 통해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들으면 ODA를 좀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청년들의 해외진출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실효성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그는 “청년 스타트업의 해외진출 지원 프로그램에는 현지 국가의 청년들을 뽑아 우리 청년들과 같이 교육을 받게 하고, 추후 협력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진출 때 가장 어려운 것은 언어보다 인맥”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박병률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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