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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로봇이 구운 고기에 AI가 골라준 와인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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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의 로봇팔 셰프(chef)가 사람 대신 국을 휘젓고, 인공지능(AI)이 와인 취향을 기억했다가 오늘 저녁 메뉴에 가장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준다."

조선비즈

LG전자는 KBIS 2019에서 인공지능(AI)이 와인을 추천해주는 와인셀러와 스마트폰 앱을 선보였다.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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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 2019'에서 선보인 미래 주방의 모습이다. 요리하고 밥 먹는 공간인 주방에도 첨단 IT(정보기술)가 빠르게 결합되고 있는 것이다. 이 전시회에는 국내 대표 전자기업인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해 전 세계 600여 기업, 8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참가했다. 이번 전시회의 화두는 AI·로봇과 만난 주방 그리고 신(新)소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로 요약된다.

◇AI·로봇과 만난 주방

이번 행사에서 가장 시선을 끈 것은 삼성전자의 요리 보조용 로봇팔 '삼성봇 셰프(chef)'였다. 싱크대 수납장에 고정된 이 로봇팔은 3개의 관절로 유연하게 움직이며 요리를 돕는다. 팔 끝에는 3개의 손가락이 달려 있어 다양한 요리 도구를 쥘 수 있다. 이 팔은 식재료를 자르고, 물을 붓고, 휘휘 젓고, 소금·후추를 치는 등 웬만한 조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여러 개의 센서가 달려 있어 주위 환경을 스스로 파악하며 사람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움직인다. 이용자의 음성 명령 혹은 앱 조작으로 움직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반 사용자뿐만 아니라 손·팔이 불편한 사람들도 편리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개발한 로봇"이라며 "특정 레시피(recipe·요리법)를 내려받아 순서대로 움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 출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은 가정·레스토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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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KBIS 2019' 개막 하루 전인 18일(현지 시각) 선보인 조리 보조 로봇팔 '삼성봇 셰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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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치고 국물 휘젓고, 삼성이 만든 키친 로봇 - 삼성전자가 18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개한 요리 보조용 로봇팔 '삼성봇 셰프(chef)'. 싱크대 수납장에 고정된 두 개의 로봇팔이 3개의 관절로 유연하게 움직이며 식재료를 자르고, 국물을 휘젓고, 소금을 치는 등 요리 보조 역할을 한다. 조리도구, 양념통 등을 잡을 수 있도록 3개의 손가락이 달려 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을 접목한 미래 주방용 콘셉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상용화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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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인공지능 기반의 와인셀러(보관 냉장고)와 관리 앱을 선보였다. 이용자가 와인을 저장할 때 스마트폰 앱으로 라벨을 찍으면 냉장고가 스스로 와인 정보를 기억한다. 여기에 이용자가 앱에 입력하는 와인 맛 평가를 합산해 특정 메뉴와 궁합이 잘 맞는 와인을 소믈리에처럼 정교하게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밀레니얼 세대 겨냥… 신선하고 빠르게

또 하나의 트렌드는 가전 업계의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기술이다. 이들은 1981년부터 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로 PC·인터넷·스마트폰과 함께 나고 자랐다. 10대 중반에서 30대 후반의 나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현재 지갑을 여는 건 베이비붐 세대인 부모지만 실질적인 브랜드 결정권은 밀레니얼이 쥐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삼성은 이들의 친환경 취향을 반영해,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신개념 냉장고 '셰프가든'을 선보였다. 이용자가 바질, 루콜라 등 소형 채소의 씨앗 캡슐을 구매해 이 냉장고에 넣으면 해당 식물에 최적화된 온도·습도·빛 환경을 조성해준다. 식물이 자라는 과정을 계속 모니터링해 이용자에게 언제 따서 먹으면 좋은지, 냉장고 안의 다른 식재료와 결합해 어떤 요리를 할 수 있는지도 추천해준다. 자연·흙이 지닌 감성을 반영한 갈색 계열 색상을 신제품에 적용한 것도 이런 특징 때문이다.

밀레니얼이 '여가시간과 소통을 중시한다'는 점을 고려한 간편 기능도 많았다. LG전자의 스마트오븐은 이미 밑손질이 끝난 식재료 판매기업 미국 토발라와 협업해 식재료 키트(kit)의 바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고 오븐의 시작 버튼만 누르면 20분 만에 알아서 요리를 완성해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주방에서 요리 중 전화가 오면 냉장고로 대신 통화할 수 있는 기능도 선보였다. 스마트폰이 다른 방에 있어도 주방 가전으로 대신 소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박순찬 기자(ideac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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