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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KB생명보험, 카드납 저축보험 대박났다는데…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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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두 달만에 7000건 계약 유치해

지지부진한 생보사 카드납 확산하나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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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KB생명보험이 이례적으로 카드납부를 허용한 고금리 저축보험을 내놔 입소문을 타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부터 신규 가입을 위해 몰린 계약자들로 홈페이지에 접속장애가 이어지고 있다. 지지부진한 생보사의 카드납이 확산할 신호탄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생명보험이 지난해 12월 17일 선보인 ‘KB착한저축보험’이 출시 두 달 만에 7000건(초회 보험료 기준 13억6000억원)이 계약돼 인기상품 반열에 올랐다.

인기 비결은 단연 연 3.5%의 금리다. 은행권보다 낫다. 저축보험은 보통 설계사 판매 수당 등 사업비를 초반에 떼므로 단기수익률이 높지 않지만 KB착한저축보험은 이 같은 공식도 거부했다.

이뿐만 아니라 보험료를 카드로도 낼 수 있는 점도 인기에 한몫했다. 재테크 관련 커뮤니티에는 카드 이용실적 쌓는 데 추천한다는 글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청약 과정을 모바일로 대화하듯 구성한 것 역시 인스턴트메신저에 익숙한 20~40세대들을 끌어모은 요인이다.

월 보험료는 1만원부터 20만원까지다. 1년 만기 상품으로 목돈이 장기간 묶일 우려도 없다. KB생명보험 관계자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이 1년 후 떠날 여행이나 기념일을 위한 선물, 이벤트 등을 위한 자금 마련에 적당하다”고 말했다.

KB생명보험의 저축보험이 카드납을 무기로 선전하자 경쟁사들은 고민에 빠진 눈치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생보사의 보험료 카드결제 비율은 4.1%에 그쳤다. 이는 전체 수입보험료 15조6663억원 중 6459억원 규모다.

금융당국이 금융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보험료 카드납 확대를 독려했으나 15개 생명보험사는 울며 겨자 먹기로 제한된 상품만 가능토록 했다. 이중 저축보험도 카드로 납부할 수 있는 건 KB생명보험이 유일하다. 은행의 예·적금과 유사한 장기상품이라 카드납 확대가 어렵다는 게 다른 생명보험사의 토로다.

고민스럽기는 KB생명보험도 매한가지다. 예상 밖의 큰 인기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면서도 역마진 걱정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애초에 마진율이 낮은데 높은 카드수수료까지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일시에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부담도 적잖다.

KB생명보험 관계자는 “지난 주말 사이 폭증한 청약자들로 관련 부서가 연일 비상회의 중”이라며 “이벤트성 한시상품을 계속 판매할지와 상품구성을 바꿔 유지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심의위원회도 열 예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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