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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750여개 통신사 협회 'GSMA', 美 화웨이 장비 금지에 경고 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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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750개 이상의 통신사를 대표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미국의 화웨이 장비 금지 조치 반대에 나섰다. 미국이 외치던 ‘반(反) 화웨이 기류’가 유럽을 중심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GSMA는 14일 유럽 정부 및 의회에 보내는 서신을 통해 "유럽의 정책 및 법률 입안자들이 네트워크 인프라 추가 확보를 고려할 때 보안·경쟁·혁신·소비자 영향 등 모든 정책에서 중심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며 "네트워크 인프라 공급업체 간 치열한 경쟁은 유럽 통신사업자가 유럽 시민과 기업들에게 경쟁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인이다"고 했다.

조선비즈

런정페이(Ren Zhengfei) 화웨이 창업자 겸 회장이 1월 15일 중국 심천 화웨이 캠퍼스에서 외신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화웨이 제공



그러면서 GSMA는 "5세대(G) 개발과 4G 인프라의 변화를 제한하거나 지연시키면 유럽 소비자들과 기업들을 전세계 시장에서 뒤처지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화웨이 장비를 배제시키면 유럽의 네트워크 사업자간 경쟁이 줄게 돼 경쟁력 있는 서비스 확보가 어렵다는 얘기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9일(현지 시각) 독일 공무원들의 말을 인용해 "독일 정부가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구축 사업에 화웨이의 참여를 허용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며 "이런 조치는 내각과 의회의 공식적인 승인이 필요하다. 다만 독일 정부가 결론을 내리기 까지 몇 주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고 전했다.

앞서 영국 정보 당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 측도 "5G 통신망을 구축할 때 화웨이 장비를 쓰더라도 안보 위험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은 안보 위험을 이유로 화웨이 장비 도입을 금지해왔다. 하지만 핵심 동맹국인 영국과 독일 등 여러 국가들이 "화웨이 장비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미국의 ‘반 화웨이 전선’에 금이 가는 모양새다.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겸 회장도 계속된 보안 논란에 지난 1월 외신 기자들과 만나 "중국 내 어떤 법도 특정 기업에 의무적으로 백도어 설치를 요구하지 않고 있지 않다고 중국 외무부가 공식적으로 밝혔다"며 "화웨이는 물론 내 개인적으로도 중국 정부로부터 부적절한 정보 제공 요구를 받은 적 없고 만약 이같은 요구를 받을 경우 거절하겠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백도어는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서버로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여러 국가들이 화웨이를 배제할 수 없는 이유는 화웨이 통신 장비가 저렴하고 성능이 뛰어나서다. 화웨이 통신 장비는 삼성전자 제품보다 약 1분기 정도 기술력이 뛰어나고 30% 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의 경우 LG유플러스가 5G 통신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쓰기로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화웨이 장비를 쓰지 말라고 하지만 여러 국가들이 이를 반대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며 "저렴한데 성능까지 좋은 화웨이 장비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많은 국가들이 이런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안별 기자(ahnbyeo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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