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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팝업리뷰]'사바하', 촘촘하게 밀도 높은…여운 남는 미스터리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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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영화 '사바하'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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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이미지 기자] ‘검은 사제들’로 데뷔하자마자 주목받은 장재현 감독이 신작 ‘사바하’로 독창적인 세계관을 확장시켰다.

영화 ‘사바하’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목사’(이정재)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검은 사제들’에서는 구마 사제를 소재로 들고왔다면, ‘사바하’에서는 사슴동산이라는 가상의 신흥 종교를 중심에 놓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무엇보다 ‘검은 사제들’에서는 캐릭터들이 강렬했다면, ‘사바하’에서는 서사가 주인공이다. 이에 한층 더 밀도 높아지면서 이야기만으로도 힘이 강하다. 또 ‘검은 사제들’은 정통 오컬트물이었다면, ‘사바하’는 오컬트적인 요소가 들어간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라는 점에서도 차별성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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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바하'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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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를 쫓는 목사, 미스터리한 정비공, 터널 살인사건을 쫓는 형사, 목사를 돕는 스님, 16년 전 태어난 쌍둥이 자매 등 실체를 알 수 없는 인물들 간의 관계를 촘촘하게 연결시켜 흩어져 있던 단서들이 퍼즐처럼 맞춰지는 묘미가 있다. 이 과정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이 쫀쫀하게 이어진다. 범죄 장르와 접목시켜 리얼리티 역시 놓치지 않았다.

캐릭터보다 서사를 내세운 작품이긴 하지만, 캐릭터 역시 매력적이다. 이정재, 박정민, 이재인, 정진영, 진선규, 이다윗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폭발적인 열연으로 캐릭터들이 입체적으로 살아났다.

이정재는 화자로서 직접 나서 해결하는 게 아닌, 관찰하는 입장에서 극에 몰입할 수 있게 이끈다. 더욱이 그의 과거 유머러스함이 그리웠던 관객들이라면 반가울 만한 모습이 꽤 녹아들었다. 박정민은 그동안 선보인 캐릭터들 중 가장 다크한 캐릭터로, 계속해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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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바하'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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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인은 16살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 1인 2역을 완벽히 소화해내며 감탄을 절로 자아낸다. 박소담을 잇는 놀라운 발견이다. 또 진선규는 ‘범죄도시’와 같은 삭발 헤어스타일임에도 전혀 다른 면모를 끌어내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정확한 악이 있는 기독교관과 달리 선이 악이 될 수도, 악이 선이 될 수도 있다는 불교관을 베이스로 먹먹한 여운을 남긴다. 장재현 감독이 담고 싶었던 건 ‘슬픈 권선징악’이다. 이에 꽉 닫힌 결말임에도 영화가 끝난 후 관객들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볼 수 있을 듯하다.

정통 오컬트물을 기대했다면, 다소 시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숨겨져 있는 의미를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오컬트적인 요소를 완전히 배제한 것이 아니다. 기괴한 분위기는 충분히 담겼다.

연출을 맡은 장재현 감독은 “서사가 캐릭터들을 끌고 가는 영화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촘촘하게 엮인 미스터리로 궁금증을 유발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검은 사제들’에 이어 장재현 감독의 넓어진 독창적 세계관이 관객들을 매료시킬 수 있을까. 개봉은 오늘(20일).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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