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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현대제철 당진공장 용역업체 직원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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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한국일보 자료사진


비정규직 노동자인 고 김용균씨 사고의 악몽이 가시기도 전에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와 관련된 사고가 재발했다.

20일 오후 5시 30분께 충남 당진시 송악읍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외부용역업체 근로자 이모(50) 씨가 작업 도중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졌다.이씨는 철광석을 이송하는 컨베이어벨트 노후 부품을 교체하기 위해 4인 1조로 동료 3명과 함께 현장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이씨는 사고 당시 컨베이어벨트 부품 교체작업 중 잠시 뒤로 물러났으나 옆에 있는 다른 컨베이어벨트에 빨려 들어가 숨졌다고 현대제철은 설명했다.

이씨를 처음 발견한 동료 A씨(50)는 “함께 컨베이어벨트 표면 고무 교체작업을 하던 중 볼트를 가지러 공구창고에 간 이씨가 연락이 되지 않아 현장주변을 살피던 중 옆 라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현장에 함께 들어갔던 근로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던 동료의 신고를 접수한 공장 측은 해당 컨베이어벨트 가동을 즉시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고는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린 고 김용균 씨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씨가 현대제철이 아닌 외주업체 소속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외주업체 근로자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은 끊이지 않고 있다. 2016년 5월 서울 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2016년 6월 울산 고려아연 황산 유출 사고, 2017년 8월 경남 창원 STX 선박 폭발사고, 2017년 12월 서울 지하철 온수역 선로 정비 중 사고, 2018년 1월 포스코 포항제철 가스질식 사고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지난해 12월 11일 한국서부발전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 소속 김용균 씨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중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졌다

한편 현대제철에서 비슷한 사고가 이전에도 몇 차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1월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한 모 씨가 기계에 끼어 숨졌고, 6년 전인 2010년 5월에도 장비를 점검하던 작업자가 추락해 숨진 적이 있다. 금속노조는 지난해 말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2007년부터 10년 동안 산업재해로 33명이 숨졌다고 밝힌 바 있다.

당진=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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