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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화웨이 때리기에 움추린 中기업…샤오미, 美진출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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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쥔 샤오미 CEO, 닛케이 신문 인터뷰

"올해 미국 진출 안해…유럽에 집중"

이데일리

△레이 쥔 샤오미 최고경영자가 2018년 11월 8일 중국 저장성 우전시에서 열린 5번째 월드 인터넷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AFP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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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샤오미(小米)가 올해 미국 진출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의 노골적인 화웨이 ‘때리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레이 쥔(雷軍)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샤오미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2018년 말, 2019년 초를 목표로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해 4월 중국 통신장비를 쓰는 업체에 대해 보조금 지급 금지를 결정했고, 지난해 8월 미국 의회는 국방권한법을 발의해 화웨이와 ZTE 등 중국의 5개 ICT 기업의 미국 진출을 막았다. 샤오미는 미국 진출이 금지된 5개 기업에는 속하지 않았으나,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닛케이신문은 부언했다.

중국기업이 대미 투자에 느끼는 불안감은 지표로도 드러난다. 중국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산하 세계경제정치연구소가 발표한 ‘2019년 중국 해외투자국 위험등급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 환경 순위는 지난해 전체 57개 조사대상국 가운데 4위였으나 미·중 무역전쟁을 겪으며 올해는 10계단이나 하락한 14위를 기록했다. 투자안전 등급도 폴란드, 러시아와 비슷한 ‘A’(중간단계)를 받았다.

보고서는 “중국 투자자들에게 미국의 투자환경은 매구 심각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외국 자본의 미국 기업 인수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면서 중국의 대미 투자 전망은 밝지 않다”고 평가했다.

샤오미는 미국을 제외한 해외시장 공략에는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레이 CEO는 올해 유럽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샤오미는 스페인을 시작으로 영국·프랑스·이탈리아에 진출해 2018년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4위(출하대수 기준)를 기록했다.

샤오미는 2014년 처음으로 해외시장에 진출, 저렴한 가격과 높은 성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2014년 인도 시장에 뛰어들어 3년 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뒤이어 화교가 많은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에 진출했다. 샤오미 전체 매출에서 해외 판매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3분기 기준 44%이다. 레이 CEO는 “세계 30개국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5위 안에 들어갔다. 곧 해외 매출이 중국 내 매출을 넘어설 것 같다”고 말했다.

샤오미가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샤오미 생태계’(米家)라고 불리는 네트워크를 전 세계에 구축하기 위해서다. 샤오미는 대다수 제품을 직접 개발하지 않는다.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제품에 샤오미 브랜드를 입히고 유통을 대신해주는 구조다. 이 제품들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돼 상호작용을 한다. 샤오미는 이런 방식으로 약 210여개의 제조사와 연계해 인공지능(AI) 스피커나 텔레비전, 에어컨, 체중계 등 1600개 이상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샤오미는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100억위안(약 1조 64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레이 CEO는 “투자를 늘려 세계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샤오미 전체 매출 중 스마트폰 비중은 70% 정도이나 투자 확대를 통해 샤오미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구축하는 것으로 비(非) 스마트폰 매출비율을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샤오미는 20일 신형 스마트폰 ‘샤오미9’를 발표했다. 레이 CEO는 “동영상 성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애플을 뛰어넘었다”고 자부했다. 주력 모델 가격은 2999위안(약 5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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