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영업익·순이익 6년만에 동시 감소 전망
반도체 업종 실적감소 영향…영업익 38%·순익 36% 내릴듯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올해 코스피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6년만에 동시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동안 실적을 견인했던 반도체 업종이 실적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표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추산했을 때 작년 코스피 영업이익은 203조원, 순이익은 140조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1% 증가하지만 순이익은 2.2% 감소한 수치다. 4분기 실적 부진으로 인해 올해 전망치도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올해 코스피 예상 영업이익은 183조원, 순이익은 125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9%, 순이익은 10.7% 감소한 수준"이라며 "올해는 2013년 이후 6년 만에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감소하는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부진한 실적은 반도체 업종의 이익 감소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종을 제외할 경우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은 12.7%, 순이익은 11.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종은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8%, 36.1%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전체 실적을 끌어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와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지난해 반도체 업종을 제외한 코스피 실적은 영업이익 4.8%, 순이익은 13.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가 영업이익 18.4%, 순이익 14.7% 증가하면서 전체 영업이익을 증가세로 돌리고 순이익 감소폭을 크게 줄이는 역할을 했다.
반도체 업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꾸준히 하향 조정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부터 반도체 고점 우려가 불거지면서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8조8311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06%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5월 최고 66조원까지 치솟았던 전망치는 11월에는 59조원대로 떨어졌고 올해 1월에는 41조원대로, 그리고 2월 들어 38조원대까지 내려간 상태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0조46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7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9월 22조원대까지 상향 조정됐던 전망치는 11월에 20조원대로 꺾였고 올해 1월에는 10조원대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안 연구원은 "올해 큰 폭의 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반도체 업종과 이익이 증가하는 비(非) 반도체 업종을 구분한 이원화된 투자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종의 실적 바닥 시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중 D램에서는 매출 기준으로 상반기 대비 하반기가 양호할 것"이라며 "D램 가격 하락폭은 완화되고 D램 빗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는 개선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1분기가 업황 여건상 바닥이고 2분기, 3분기로 가면서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D램과 낸드 둘 다 1분기까지 마진 하락, 2분기까지 재고 증가 흐름이 예상된다"면서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는 낸드 업황의 개선이 D램 업황의 개선보다 의외로 빠르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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