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경찰서가 사업장 폐기물을 불법으로 처리한 일당 38명을 붙잡은 가운데 사진은 이들이 불법으로 쌓아놓은 폐기물. 상주경찰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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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 총 120만3,000톤의 불법폐기물이 있는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정부는 전수조사를 통해 불법폐기물을 확인하고, 필리핀 불법 수출로 촉발된 폐기물 방치ㆍ투기와 수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선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21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69차 국정현안조정점검회의에서 ‘불법폐기물 관리 강화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먼저 지자체 전수조사를 통해 총 120만 3,000톤의 불법폐기물을 확인했다. 종류별로는 각각 방치폐기물 83만 9,000톤, 불법투기 폐기물 33만톤, 불법수출 폐기물 3만 4,000톤이 적체되어 있는 상황이다. 방치폐기물은 조업중단ㆍ허가취소 등으로 폐기물처리업체 내에 적체된 폐기물을, 불법투기폐기물은 폐기물 처리업체가 아닌 임야, 임대부지 등에 무단 투기된 폐기물을 뜻한다. 불법수출폐기물은 불법수출 후 국내로 재반입 또는 수출목적으로 수출업체 등에 적체된 것이다.
지역별로는 14개 시도, 총 235곳에서 불법폐기물이 발생했는데 수도권 폐기물 유입이 많은 경기도가 69만 톤으로 가장 많았고, 인적이 드문 임야가 많은 경북, 전북, 전남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10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9공구에 폐비닐, 플라스틱 등이 뒤섞여 산처럼 쌓여 있다. 이환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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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자 최우선 원칙… 올해 전체 폐기물 40% 우선 처리
정부는 ① 발생 원인자 등 책임자 최우선 처리 ② 재활용 가능한 부분은 우선적으로 재활용, ③ 대집행할 경우 비용 최대한 경감 등을 기본방향으로 2022년까지 모든 불법폐기물 처리를 완료키로 했다. 올해에는 방치폐기물 46만 2,000톤, 불법수출 폐기물 3만 4,000톤 등 49만 6,000톤을 우선 처리키로 했다. 이는 전체 불법폐기물의 41.2%에 해당하는 것이다.
먼저 방치 폐기물(83만9,000톤) 가운데 60%(49만6,000톤)는 처리책임자가, 40(34만3,000톤)%는 대집행으로 2022년까지 전량 처리한다는 목표다. 특히 올해는 방치폐기물 업체가 납부한 이행보증금(7만5,000톤)에 공공기관 등 책임자 직접 처리(32만 9,000톤)+대집행 예산(5만8,000톤)으로 전체 55%(46만톤)를 처리할 예정이다.
또 불법투기 폐기물(33만톤)의 경우 181건 중 135건(약 28만 4,000 톤)에 대해서는 원인자 파악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파악된 원인자에 대해 이달 중 일제 조치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불법 수출폐기물(3만4,000톤)에 대해서는 해당 업체와 토지 소유자에게 책임을 부과하고 올해 내에 전량 처리 완료한다는 목표다.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다가 지난 3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으로 반입된 폐기물. 환경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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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처리용량 확대… 지자체 관리감독 강화키로
정부는 불법폐기물 발생 예방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도 내놓았다. 먼저 폐기물이 적체되지 않도록 재활용 수요와 소각처리가능량 등을 확대하는 한편 권역별 공공처리 시설 확충 등 공공처리 확대방안을 상반기에 마련한다. 특히 폐기물 발생부터 처리까지 전 과정에 대해 폐기물인수인계시스템(올바로시스템) 감시기능을 강화해 폐기물처리업체 인ㆍ허가 정보, 실제 처리량 계측 정보 등을 포함한 ‘국가 폐기물 종합감시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허용 보관량을 초과하는 재활용업체에는 폐기물 추가 반입이 되지 않도록 억제한다. 아울러 ‘폐기물관리법’, ‘환경범죄가중처벌법’ 등 폐기물 관리제도를 전면 개편키로 했다. 예컨대 처리업체가 스스로 발급하던 ‘폐기물처리능력 확인증명’을 공신력 있는 기관이 발급하도록 개선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폐기물 수출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폐플라스틱 수출 제도를 현행 신고제에서 상대국의 동의가 필요한 허가제로 전환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종합선물세트 판으로 평가했다. 다만 불법 방치폐기물을 집중적으로 야기한 올바로시스템에 포함되지 않는 폐기물에 대한 보다 강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올바로시스템에 등록되지 않는 자료와 쓰레기 흐름은 올바로시스템을 강화를 시켜도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게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홍 소장은 이어 “처리 시설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보다 명확한 로드맵이 나와야 폐기물 처리 시장에 확실한 신호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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