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를 다녀보면 이런 일이 가끔 생긴다. 아무 문제 없이 본론을 잘 설명하고 있는데 갑자기 주제와 딱히 상관없는 교묘한 질문이 들어오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첫째는 그 질문자가 스스로 뛰어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 실력을 보여주려는 과시욕에서 비롯된다. 둘째는 강사가 정말 프로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시험 삼아 갑자기 잽을 던지는 것이다. 이럴 때는 신속한 공수(攻守) 전환이 답이다. 즉 그 질문을 주워서 바로 되던지는 것이다. 왜냐면 대체로 그런 돌발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하고 갈래가 많아서 아무 생각 없이 응수하면 ‘그런데 강사님 제 생각에는요’ 하고 더 짓궂은 질문 2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당황하지 말고 여유롭게 ‘좋은 질문입니다. 그런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고 되물으면 뭐라고 답을 할 텐데 이때 거기에 대해서 다시 피드백하지 말고 ’아 그런 측면도 있군요. 좋은 생각입니다.‘ 정도로 마무리한다. 중요한 것은 강사가 강의의 주도권을 쥐는 것이지 이기는 것이 아니다. 고로 맞받아치지 말고 상대의 과시 욕구를 채워준 뒤 넘어가면 된다.
돌발질문에 곤경을 치른 강사분이여!! 페스티나 렌테!(Festina lente!)번역하면 ‘천천히 서둘러라’는 뜻의 라틴어이다. 악의성 돌발질문에 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강사가 괘씸한 질문자를 케이오시키기 위해서 즉각 맹렬한 함포 사격을 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맹렬히 포탄을 퍼부으면 뭘 하겠는가? 애초에 타깃이 흐릿한걸! 사실 이런 문제는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다. 고로 노련한 강사는 이기려 하지 않고 폭탄을 슬쩍 주워 되 던져서 상대가 스스로 처리하게 만든다. 총은 재빨리 먼저 쏘는 자가 이기지만, 말은 신중하게 나중에 하는 자가 이긴다!
김용전(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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