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꺼리는 초강경파…김정은이 '같이 사진 찍자' 권하기도
日 언론 '정부 남북경협 美에 제안' 논의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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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특별취재팀 백종민 선임기자] 모습을 감췄던 '복병'이 뜬다. '불 볼턴'이라 불리는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사진)이 처음 한국에 온다. 미국은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볼턴 보좌관을 한국에 보내 북한에는 압박의 신호를, 한국과는 북핵 협상에 대한 최종 협의를 조율하는 두가지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 CNN방송은 20일(현지시간)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이번 주말 한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CNN은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볼턴 보좌관이 2차 정상회담에 앞서 관련 협의를 하기 위해 방한한다"고 전했다.
개럿 마퀴스 NSC 대변인과 청와대 측은 볼턴 보좌관의 방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의 방한은 북ㆍ미 회담과 연계해 볼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다. 특히 볼턴의 등장은 북ㆍ미 정상회담 의제 협상을 위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의 실무 회담이 21일 하노이에서 열릴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알려졌다. 북ㆍ미 간은 물론 한미 간에도 다양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볼턴 보좌관은 한국에서 카운터파트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면담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수시로 통화하거나 만나며 북핵 협상에 대해 의논해 왔다.
볼턴 보좌관의 방문 시점이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우리가 남북경협 역할을 떠맡겠다고 발언한 뒤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정 실장과 볼턴 보좌간 간의 대화에서 북한 비핵화의 상응조치로 남북경협이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 아사히 신문도 21일 우리 정부가 이미 국제 제재에 접촉되지 않은 선에서 미국 측에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방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한미 간 조율은 정 실장과 볼턴 보좌관 외에 북핵 수석대표 간에도 이뤄질 전망이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중 중으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하노이로 가 비건 대표와 만나 북ㆍ미 협상을 측면지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최근 이란, 북한 대신 베네수엘라 사태에 주력해 왔다. 최근 볼턴 보좌관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내용도 대부분 베네수엘라 관련이었다. 이 때문에 볼턴 보좌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나 비건 대표에 밀려 대북 업무에서 배제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일었다. 이에 대해 한 외교소식통은 "NSC 보좌관이 대북 업무에서 빠질 수는 없다"며 볼턴 보좌관이 곧 등판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그가 한국을 거쳐 하노이로 가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 참석할 가능성도 커졌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해 1차 북ㆍ미 정상회담에도 참석했다.
당시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그를 회담에 참석시켰다는 견해가 많았다. 볼턴은 선 비핵화-후 보상을 뜻하는 '리비아식 모델'을 주장해 북한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그가 대북 강경파임을 의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그와 사진을 찍으며 대화 분위기를 부드럽게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볼턴 보좌관이 직접 언급한 내용이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함께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말하며 "(북한에 있는) 우리 강경파들에게 당신이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볼턴 보좌관도 최근에도 다소 누그러진 대북 성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워싱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는 북한이 희망하는 제재 해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를 해제할 수 있는 것은 비핵화를 얻었을 때"라며 "우리가 북한으로부터 필요로 하는 것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에 대한 의미 있는 신호"라고 말했다. 지난해 주장하던 선 핵폐기와는 다소 결이 다른 발언이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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