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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저소득 가구 근로소득 또 다시 최대폭 감소…소득불평등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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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하위 20% 근로소득 36.8%↓…통계 작성 후 최대 낙폭

상위 20% 근로소득 증가율 4분기 연속 10% 상회

4분기 기준 5분위 배율 2003년 이후 최고치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지난해 4분기 저소득 가구의 근로소득이 관련통계 작성 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상위 20%(5분위)의 근로소득은 역대 최대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상하위 소득 격차를 나타내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47로 4분기 기준으로 2003년 이후 가장 높았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에 따른 고용충격이 저소득층에 집중됐다는 비판여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소득 하위 40%(1,2분위)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1분위(소득 하위 20%)의 근로소득은 43만5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36.8% 감소했다. 2003년 통계작성이 시작된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사업소득은 8.6% 줄어든 20만7300원에 그쳤다. 경조사비 등 우연한 수익을 나타내는 비경상소득은 97% 하락했다. 이에 따라 1분위 경상소득은 123만8200원으로 17.7% 감소했다. 이는 2012년 1분기 120만9247원의 소득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분위의 근로소득은 0.4% 증가한 163만76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사업소득과 재산소득이 각각 18.7%와 43.8% 감소하면서 전체 소득은 4.8% 줄어든 277만3000원을 나타냈다.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는 단순노무직을 중심으로 고용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최근 고용동향에서도 나타났듯이 지난해 4분기 상용직은 34만2000명 증가한 반면, 임시직은 17만명 감소했다"면서 "취약한 일자리, 한계 일자리 중심으로 고용시장이 악화된 부분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1분위 가구당 취업 인원은 지난해 0.81명에서 0.64명으로 줄었다. 취업자가 줄어들면서 근로소득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생산활동을 하지 않아도 정부나 가족 등이 보조하는 이전소득은 1분위 가구의 경우 11.0% 늘어난 58만5100원으로 지난해 1분기부터 일년 내내 근로소득을 웃돌았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이전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했다. 이전소득이 근로소득보다 더 많다는 것은 외부로부터 지원받은 돈이 직업으로 번 급여보다 더 많다는 얘기다.


이전소득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공적이전소득(공적연금, 아동수당, 실업급여, 기초노령연금 등)의 지난해 4분기 증가율은 28.9%였다. 이 가운데 1분위 증가율은 17.1%였던 반면, 5분위는 52.7%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소득액은 1분위가 44만2600원, 5분위는 30만3900원이었다. 통계청은 5분위의 이전소득증가율이 높은 것과 관련해 금액이 적어 증가율이 크게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역대 최대폭인 14.2% 증가하면서 688만5600원을 기록했다. 5분위 근로소득증가율은 최근 4분기 연속 10% 이상을 유지했다. 상용직 증가, 임금 상승 등이 주된 원인이라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사업소득은 1~3분위 사업소득은 줄어든 반면, 4~5분위의 증가율은 크게 둔화됐다. 고용 악화에 따라 소비 여력이 둔화되는데다 자영업 과당 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4분기 가구 당 사업소득은 91만1300원으로 13분기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사업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1~3분기 동안 5.7%, 3.8%, 1.1%로 둔화를 보였다.


4분위 사업소득 증가율도 2.6%로 크게 낮아졌다. 전분기 증가율은 18.8%였다. 5분위는 3분기 1.5%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4분기에는 1.2%로 둔화되면서 179만4700원을 나타냈다.


소득 상하위 격차가 벌어지면서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도 5.47로 전년동기대비 0.86포인트 확대됐다. 4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박상영 과장은 "2018년 고용상황이 한계 일자리 중심으로 좋지 않았다는 점이 소득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정부가 그동안 공적이전소득 확대 등을 추진했지만 시장상황의 악화 정도가 정부의 이런 노력 보다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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