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로는 은행뿐 아니라 보험회사나 증권회사 등 전 금융권으로 이 같은 전산망 개방이 추진된다.
금융위원회는 21일 금융권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개방 정책을 알리기 위해 '금융권 오픈 API' 설명자료를 내놨다.
API란 특정 프로그램의 기능이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한 통신규칙이다.
은행 API에 접속해 해당 프로그램 명령어로 '송금 요청'을 입력하면 금융회사 컴퓨터가 이를 인식해 송금 기능을 실행하는 식이다.
또 '잔액 확인' 명령어를 넣으면 통장 잔액을 확인해 주는 데이터 전송도 된다.
은행 오픈 API 예시 |
그동안은 은행 내부나 은행 계열사 정도에만 이런 전산망을 개방했지만, 최근에는 일정 기능들은 외부 핀테크 기업에도 개방하고 있다.
오픈 API를 이용하면 소비자는 꼭 은행을 이용하지 않아도 핀테크 기업을 통해 더 편리하게 입출금 하거나 거래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기능을 이용하려면 고객의 사전 동의가 필수다.
이는 기존 금융회사에도 유리한 점이 있다. 오픈 API를 통해 자사 전산망을 활용하면 고객 편의성이 커지고 새로운 고객 확보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P2P 회사가 A은행과 협약을 맺고 A은행의 자금관리 API를 활용해 대출 취급 및 상환 업무를 하면 해당 P2P 회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A은행도 함께 이용해야 하니 은행 고객이 늘어나게 된다.
금융회사와 P2P업체 간 협력모델 |
오픈 API를 활용하면 다양한 핀테크 회사가 생겨날 수 있고 고객 편의성도 개선돼 금융위는 은행권과 함께 2016년 8월 은행권 공동 오픈 API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은행권 공동 오픈 API를 활용하면 입·출금 이체나 잔액 조회, 거래내역 조회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은 은행권 공동 오픈 API를 통해 제공되는 기능이 제한적이고 참여 대상도 한정돼 있다. 이용 수수료도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공동 오픈 API 외에도 은행들이 핀테크 기업과 손잡고 개별적으로 전산망을 열어주는 경우도 있지만, 은행마다 범위가 다르고 공개 정도도 낮아 활용도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금융위는 은행권 공동 오픈 API의 기능과 역할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지급결제 관련 분야의 개방과 통일성을 강화한다.
또 은행권 외에도 증권, 보험 등 금융산업 전반에 오픈 API 활성화를 추진한다.
데이터 분야는 전 금융권, 통신사, 정부·공공기관 등이 함께하는 '데이터 표준 API'를 별도로 구축하는 것을 추진할 방침이다.
API 개방도가 커지는 만큼 안정성과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 기술표준화를 추진하고 정보보호·보안 리스크도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금융 분야 API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방해 사람과 사물이 다각적으로 이어지는 초연결사회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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