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4일 부산광역시 진구 소재 어린이집 원장 박모 씨와 조모 씨가 지자체를 상대로 낸 어린이집 원장 지위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직권으로 소 각하 결정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각하란 소송 제기가 적법하지 않아 사안을 구체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재판 절차를 끝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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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와 조 씨는 2012년부터 부산 진구와 어린이집 위탁계약을 맺고 어린이집을 운영해왔다. 당초 계약은 2017년 12월14일까지였으나 지자체 측이 이들의 나이가 조례상 어린이집 원장 정년을 넘긴다는 이유로 2년 앞당겨 계약 만료를 통보했다. 부산 진구의 영유아 보육지원 조례 제18조 제2항은 위탁기간 내 원장 정년을 만 60세로 정하고 있다.
원장들은 “해당 정년 조항이 법률의 위임 없이 주민 권리를 제한하거나 주민에게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며 당초 계약 종료일인 2017년 10월14일까지 원장직 유지에 관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지자체는 “고용노동부는 환경미화원, 도로보수원, 무기계약근로자, 국·공립어린이집 종사자 등 공무원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사람의 경우 국가·지방자치단체가 조례 등으로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명시해 시행해도 타당하다고 질의를 받았다”며 적법한 처분이었다고 맞섰다.
1·2심 재판부는 원장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정년 조항은 어린이집 원장이 60세를 초과해서는 근무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헌법 제15조가 보장하는 직업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면서 “고용노동부의 질의회신은 관할관청의 유권해석에 불과할 뿐 법규가 아니어서 구속력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조례 조항 자체가 법률의 위임 없이 이루어져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부산 진구는 이에 불복해 2016년 상고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기가 문제가 됐다.
대법은 “원고들은 위탁운영기간이 만료되는 2017년 12월 14일까지 원장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하고 있는데 상고심 진행 중에 위탁운영기간이 만료되었다”며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게 되었으므로,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소송비용은 각자가 부담하라고 판결한다”고 밝혔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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